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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묶는 사이에…날뛰는 광역시 집값
이사·개발이 집값 견인…“코로나 재확산에 조정 가능성”
2020-09-07 14:40:31 2020-09-07 14:40:31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지방광역시 집값이 연일 오르고 있다. 상승폭이 꺾인 서울과는 분위기가 딴판이다. 수요가 받쳐주는데 규제는 덜한 상황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아파트 값이 오르며 인근 단지도 이를 따라가는 모습이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방광역시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5주차(8월31일 기준) 부산의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전 주 대비 0.16% 올랐고, 대구는 0.2% 뛰었다. 대전과 울산도 각각 0.32%, 0.14%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 0.1%보다 높다. 이 기간 서울의 변동률은 0.01%에 그쳤다. 
 
광역시의 집값 상승은 통계 외에 실거래가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부산에서는 강서구 명지동 ‘e편한세상명지’ 전용 87㎡가 4억9000만원에 매매됐는데 그 전인 6월 거래가격 4억5000만원보다 4000만원 뛰었다. 금정구 ‘래미안장전’은 전용 84㎡가 지난달 전월 대비 2000만원 상승했고, 남구 ‘대연힐스테이트푸르지오’는 6월보다 4300만원 오른 전용 84㎡ 매물이 지난달 팔렸다.
 
대구도 실거래가격이 오르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달서구 감삼동 ‘삼정브리티시용산’ 전용 84㎡는 지난달 5억9500만원에 거래됐는데 7월보다 4500만원 올랐다. 동구 신천동 ‘현대하이페리온1단지’ 전용 124㎡도 6월 6억4300만원에서 8월 6억7000만원으로 상승했다. 
 
대전에선 동구 낭월동 e편한세상 아파트 전용 84㎡가 지난달 3억1000만원에 거래돼 6월 실거래가격보다 3600만원 올랐고 울산에선 남구 신정동 두산위브더제니’ 전용 115㎡가 지난달 4억원에 팔려 6월보다 약 4000만원 상승했다. 
 
지방광역시 집값 상승은 재건축·재개발 등 구도심 개발에 따른 기대 심리가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광역시는 그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주춤했고 낡은 집이 많아 곳곳에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에 재건축 이슈가 있는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주변 아파트로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실제 울산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삼호주공’ 전용 32㎡는 지난달 2억9900만원에 거래돼 7월보다 약 6000만원 올랐다. 이 아파트와 인접한 옥현 주공1단지 전용 59㎡는 이 기간 실거래가격이 2300만원 상승했다. 부산과 대전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왔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광역시는 신규 공급이 최근 들어 주춤했다”라며 “신축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와 더불어 개발 기대감이 있는 곳에서 집값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광역시의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 규제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어 지방광역시는 비교적 투자 수요가 흘러가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상승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하락 여파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분양권 전매 규제 강화로, 분양권을 사려는 일부 실수요자가 매매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등 단기적으로는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길게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둔화 우려가 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 지방광역시의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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