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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장관 취임 1년…ICT업계 "국내 기업 실질적 지원 해달라"
"주파수 할당 대가 현실화·CP 역차별 해결"…과기계, 연구자 중심 환경 구축 호평
2020-09-09 16:08:13 2020-09-09 16:08:13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오는 10일 취임 1년을 맞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기업들을 위한 실질적 지원책을 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과학기술 업계에서는 최 장관이 연구자 중심의 연구개발(R&D) 환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ICT 업계에서는 5세대(5G) 통신 활성화와 국내·외 콘텐츠 제작자(CP)들의 역차별 해소를 최 장관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로 꼽는다. 국내 5G는 지난해 4월 상용화된 이후 가입자는 지속 늘고 있다. 올해 7월말 기준 5G 가입자는 약 786만명이다. 가입자는 늘고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6대 광역시 중심으로 5G 기지국이 설치되고 있다. 이마저도 5G 전파가 잘 잡히지 않아 5G 스마트폰으로 LTE(롱텀에볼루션) 전파를 잡아 쓰는 경우가 많다. LTE보다 비싼 5G 요금제에 가입했는데 정작 LTE망을 써야 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5G 투자 활성화를 위해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현실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으로 이용기간이 종료되는 이동통신 주파수를 이통사들에게 재할당할 계획이다. 하지만 적정 대가를 놓고 정부와 이통사의 의견차가 크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디지털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투자를 앞당겨달라고 요구하는데 실질적 지원책은 없다"며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합리적으로 책정해주면 그 재원으로 5G에 더 많이 투자해 장비 제조업을 활성화시키고 일자리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규제가 국내·외 CP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도록 해달라는 목소리가 크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9일 CP들에게 안정적 서비스를 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에게만 의무를 부과하고 구글·넷플릭스·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에게는 규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디지털뉴딜을 비롯해 혁신성장이 필요하다고 말을 많이 하지만 정작 기업들에게 허들로 작용하는 규제들이 나오는 것 같아 아쉽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오른쪽에서 둘째)이 지난 8월2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제넥신 유전자연구소 실험실을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개발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다만, 최 장관은 과학기술 업계에서는 연구자 중심의 연구환경 구축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출신인 그는 인공지능(AI)·반도체 전문가다. 지난해 9월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규제에 나선 상황에서 그가 장관으로 임명된 가장 큰 이유다. 최 장관은 취임 직후 연구현장을 방문해 연구자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과기정통부는 자유공모 방식의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 예산을 늘렸다. 오는 2021년 예산 중 연구자 주도의 기초연구에 2조3484억원이 책정됐다. 과기정통부 산하의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구자들이 정부가 발주하는 과제 중심으로 연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 예산이 늘어난 것은 매우 환영하며 이러한 연구자 중심의 연구개발 환경이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지난해 취임 후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지만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보건복지부와 함께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는데에 힘을 쏟고 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최 장관이 과학기술로 국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리더십을 지속 발휘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최 장관은 온화한 인품과 전문성의 융합이 중시되는 과학기술계에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셨다"며 "과학기술이 코로나19의 위기 돌파구의 역할을 하며 국민적 기대를 받고 있는만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혁신적 행보를 계속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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