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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카카오뱅크·케이뱅크 보안 구멍…사기이용계좌 1년새 2배 급증
편의성 등이 범죄악용 키워…은행측 "범죄동조탓" 주장
2020-09-23 06:00:00 2020-09-23 0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사용된 사기이용계좌(대포통장)가 1년 사이 두 배 이상 뛰었다. 간편계좌 개설 등 편의성을 앞세운 서비스가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 있어왔지만,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2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해 지급정지된 계좌 수는 2475개에 달했다. 지난 2018년 1150개보다 215%(1325개) 증가했다. 이 기간 카카오뱅크에서 사용된 대포통장 수는 2153개로 직전년(932개) 대비 231% 늘었으며, 케이뱅크는 322개로 147% 증가했다.
 
인터넷은행의 계좌개설은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탓에 시중은행에 비해 절차가 간소하다. 계좌 개설 목적도 몇 번의 터치로 대체되며, 추가 계좌에 대한 한도제한 풀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이 때문에 출범 때부터 인터넷은행 계좌가 금융사기에 더 많이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실제 2017년 이후 본인인증과 관련한 문제들도 다수 발생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소비자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나 대포통장 사용에는 적극적인 명의자 동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반응이다. 통장만으로 입출금이 가능한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모바일 앱 접속을 통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사기계좌 명의자로 판명난 사람은 금융사기에 직접 가담했거나 따로 새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설해 대포통장 판매를 한 경우가 다수라는 주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머신러닝 모니터링, 취약 고객층에 대한 교육 등 피해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사기계좌 이용은 계좌 명의로 등록된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어야 하기에 범죄동조 내지 동일범죄로 판단되는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사전적으론 비대면 계좌 시 등록된 신분증 촬영데이터를 전수조사하고 있으며,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AF(Anti-Fraud·사기방지)센터 인원을 지난해 두 배 이상 늘려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 6월 기준 수신규모만 22조3419조원으로 지방은행 평균 수준(약 25조 원)에 근접할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 유상증자 성공으로 여·수신 전반에 걸쳐 영업에 열심이다. 사용자 문제로 치부하기엔 은행권에서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금융권에 높다. 혁신금융 성장을 위해 그간 현장검사를 유예해왔던 금융감독원도 하반기에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감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사용된 사기이용계좌(대포통장)가 1년 사이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급한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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