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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장마까지…건설 취업자 7개월째 감소
감염병 위험에 국내 공사도 차질…착공 본격화시 회복 기대
2020-09-22 14:29:45 2020-09-22 14:29:4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업 취업자수가 7개월째 줄고 있다. 2월부터 8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연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로 사업이 더뎌지고 공사 속도 역시 늦어지면서 올해 취업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기록적인 장마와 잇단 태풍까지 겹쳐 공사를 멈춘 기간이 길어진 점도 취업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202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0명 감소했다. 올해 건설업의 취업자 감소는 지난 2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2월에는 195만1000명으로 지난해 2월 대비 1만명 적었다. 3월은 전년 동기 대비 2만명, △4월 5만9000명 △5월 6만1000명 △6월 6만2000명 △7월 2만3000명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건설 취업자 감소가 이처럼 길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와 무관치 않다. 지난 2월말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은 아파트 사업이 지연됐고, 여의도 등 서울에서도 공사에 차질을 빚는 현장이 종종 나왔다. 실제 2분기 건설 기성액은 약 33조872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약 1조725억원 감소했다. 해외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역시 공사가 계획보다 더뎌지면서 인력 고용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때문에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점이 취업자 감소의 유력한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평소보다 길어진 장마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장마는 54일간 이어져 역대 최장 기간으로 기록됐고, 태풍도 연달아 국내에 상륙했다. 비가 내리면 콘크리트 타설과 같은 일부 작업을 할 수 없어 공사 중단이 불가피하다. 건설사들도 공사를 멈춘 기간이 평소보다 길어졌다고 전하고 있다. 그만큼 현장에서 일할 일용직 일자리도 줄어든 것이다.
 
하반기 고용 전망도 좋지는 않다. 코로나19가 이어지고 있어 건설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최근 들어 확진자 숫자가 감소하는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재확산할 경우 공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일용직이 많은 건설업 특성상 취업자 감소가 이어질 경우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 근로자가 늘고,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 
 
다만 올해 건설 수주 금액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 취업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건설 수주액은 약 100조260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21.6% 늘었다. 수주한 사업이 착공으로 이어지려면 수개월이 걸리는 탓에 취업자 수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착공을 본격화하면 물량이 많아진 만큼 일자리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수주에서 착공까지는 시차가 있다”라며 “연말이나 내년부터 실제 공사에 들어간다면 취업자 수 감소세가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구로구 인근 인력시장에서 일감을 구하기 위해 기다리는 일용직 근로자 뒤로 인력 사무소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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