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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악재에 코스피 조정장…대선 전까지는 변동성 크다
이달말 미 경기부양책 합의 관건…유럽선 코로나19 봉쇄 우려
2020-09-24 06:00:00 2020-09-24 08:35:36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글로벌 증시 하락 속에 전고점을 경신하며 선방했던 코스피가 조정에 들어간 모습이다. 급락장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발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 불발 우려,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당분간 조정장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5일 종가기준 2443.58으로 마감해 연고점이자 2018년 6월12일(2468.83) 이후 2년3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16일부터 하락세를 나타내며 이날 2330선까지 밀렸다. 코스피는 뉴욕 기술주 호조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지만, 개장 30분도 안 돼 하락 전환했다.
 
증권가에선 미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지연과 유럽의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제활동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단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8일 긴즈버그 연방 대법관의 별세로 후임을 지명하는 과정에서 미국 양당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추가 부양책의 합의 가능성은 더 낮아지고 있다.
 
반대로 부양책이 합의만 되면 다시 증시 부담은 한층 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5차 경기부양책 통과 여부는 4분기 주식시장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여전히 실업자 수 증가, 더딘 경기 회복 등에 추가 재정정책 필요성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역시 미국이 올해 초 경제활동과 고용여건을 되찾기 위해선 통화 재정정책 모두의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조정압력이 있겠지만, 추가 부양책 관련 합의안 도출은 반전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대선 역시 연말 증시의 큰 변수로 꼽힌다. 환경 문제와 헬스케어, 세금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입장이 확연히 갈리는 만큼 대선 향방이 향후 증시 판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수혜주로는 에너지, 통신, 국방 등 미국의 전통적인 산업주들이 거론된다. 반면 바이든 수혜주로는 바이오, 언택트, 친환경 에너지주 등이 있다. 바이든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강력히 밀고 있으며 트럼프와 달리 코로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두 후보 중 누가 되더라도 대선 과정 중 반시장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두 대선주자들이 앞으로 수차례 있을 TV토론 등에서 반시장적인 얘기를 꺼내지 않는 등 잡음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둘 중 누가 되든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이 나오진 않을 거란 확신이 생겨야 투심이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3분기 기업 실적, 코로나 백신 개발 여부, 미중 갈등 완화 등도 하반기 증시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강 연구원은 "기업의 빠른 회복 기대감이 증시에 선반영된 만큼, 3분기 기업 실적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성적표를 보여줘야 증시가 빨리 반등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조정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지금까지 호재가 선반영돼 많이 오른 만큼 여기서 100~150p 더 조정받아도 이상할 상황은 아니며, 10월에 2200까지 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김영환 NH증권 연구원은 "미국 부양책 불발 우려와 니콜라 사기 의혹 등이 증시 방향성을 꺾을 이슈는 아니"라면서도 "증시의 단기 추가 조정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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