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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북한…실종공무원 사살 사건 일파만파
2020-09-25 11:07:39 2020-09-25 11:07:39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북한이 남측 공무원을 총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에 대해 침묵하면서 국민 적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최대 악재로, 야권에선 청와대를 공격하며 정치 쟁점화시키고 있다.
 
북한에서 피격된 해양수산부 어업지도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5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돼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대외선전매체 등 북한 매체에서는 남측 공무원 사살 사건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청와대와 국방부 등이 북한을 강력 규탄하며 책임자를 처벌을 촉구했지만 무시한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대응은 2008금강산 박왕자씨 피격사건때와 상반된 모습이다. 당시 북한은 사건 다음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 담화를 내고 남조선 관광객이 우리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강산지역 군부대도 다음달 특별 담화를 통해 전투근무 중에 있던 우리 군인은 날이 채 밝지 않은 이른 새벽의 시계상 제한으로 침입대상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식별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며 우발적 총격 사고였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실종 공무원을 식별하고 해군 계통 상부 지시에 따라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의도적 행위로 박왕자씨 사건 때와는 성격이 다르다. 북한은 최근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국경지역 접근 인원을 사살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는 내부 기준이며 전시에도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하는 것은 제네바 협약에 반하는 행위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 국민의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 끓어오른다. 국민들은 우리는 북한 주민 살렸는데, 북한은 우리 국민 죽인다”, “북한을 같은 민족이라고 믿고 품으려고 했던 문재인 정부의 꿈이 깨졌다”, “야만적인 북한과 영원히 단절하고 살자며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반감을 드러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외교안보특위위원 긴급간담회에서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성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야권에서는 청와대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국민이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을 때 군은 손을 놓고 지켜만 보고 있었다고 한다. 청와대는 무엇을 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헌법상 책무를 저버린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국민께 사죄하고 이 사태의 진실에 대해 한치의 숨김없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실종 국민이 북한에서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 (실종 공무원은) 살아있었다문 대통령은 첫 보고를 받고도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을 구하려는 시도조차 안 한 것. 뒤늦게 북한 규탄하고 북한의 사과 요구했지만 공허한 메아리다. 국민을 지킬 의지가 없는 대통령을 보면서 참 절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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