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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22 (목요일)

노(No)메달 한국 경제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평창 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국민들의 무관심으로, 남북한 긴장 관계로, 개막식 맹추위로 근심 걱정이 많았던 올림픽 개최였다. 흥행을 걱정했던 올림픽은 초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깜짝 참가’로 온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마저 선수들의 불꽃같은 투지와 땀방울로 씻겨 나갔다. 꼭 메달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우리 국민들에게 충분히 선물했다. 음력 새해 첫날 평창으로부터 울려 퍼진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의 금빛 질주는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 보내는 쾌거였다. 이상화 선수의 스피드스케이팅 은메달은 안타까운 결과가 아니라 어떤 금메달보다 값진 투혼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열기가 무르익어가는 마당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스포츠 경기 규칙에 문외한이더라도 팀추월 경기가 끈끈한 팀워크를 필요로 한다는 건 누구나 쉽게 아는 일이다.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몰라도 여자 팀추월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 내용은 개탄스러운 수준이다. 다른 팀을 추월해야할 선수들이 팀워크를 버리고 자기 선수를 추월하는 불상사였다. 여자 팀추월 경기처럼 팀워크가 보이지 않는 꼬인 상황은 비단 올림픽뿐만이 아니다. 팀워크는 고사하고 갈등과 반목이 지속되는 현장이 지금의 한국 경제다. 올림픽을 앞두고 몇몇 분석 기간은 올림픽 효과가 수십조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앞 다투어 발표했다. 실제 그런가.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올림픽이 17일간 한국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길거리의 상인들은 경제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대규모의 관광단을 보내겠다던 시진핑 중국 주석의 약속 이행은 확인할 길이 없다. 미국의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인 GM은 하필이면 올림픽 기간 중에 GM의 군산공장 폐쇄를 통보해왔다. 군산 이외 창원과 부평공장을 유지하는 일조차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에 철강 제품을 수출하는 12개국에 철강 수입을 사실상 제한하는 보복 관세를 매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보복 대상국 중 외교 및 군사적으로 동맹관계에 있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무역 규모가 세계 5위권인 우리에게 치명적인 사태다. 이미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긴급수입제한조치인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미국이다. 전문가들은 경제를 정치와 분리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비판한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려놓을 뾰족한 수도 없다. 이 와중에 문 대통령의 공약인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층의 주름살을 더 깊게 하고 있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은 세계적 흐름이고 마땅한 정책 방향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완급 조절이 필요하고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에 대한 고려는 뒤따라야 한다. 칸타퍼블릭이 S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11~14일 실시하고 16일 발표한 조사(전국1051명 유무선RDD전화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0%P 성연령지역가중치적용 응답률12.4%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물어본 결과 ‘고용감소 및 영세사업자가 어려워지는 부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응답이 자영업층에서 62.3%로 압도적이었다. 자영업층 입장에서 한국 경제는 노메달이다. 메달을 딴 선수만 올림픽에서 빛나는 것은 아니다.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예선 전패로 모든 경기를 마감했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팀워크는 올림픽 역사에 길이 남게 되었다. 올림픽이후 한국 경제를 더 걱정하는 건 여자아이스하키팀이 보여준 팀워크를 전혀 볼 수 없다는데 있다. GM 철수를 둘러싼 정부와 노조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과 정치권 사이에 협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 정부의 사드 경제 보복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미국의 보호무역 펀치를 연달아 얻어맞고 있다. 그렇지만 국회는 정쟁으로 공전하고 정부는 보복관세나 WTO 제소 등 미국과의 경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이 싸움에 피를 흘릴 대상은 누구인가. 바로 국민이고 서민들이다. 올림픽에 북한을 참여시키는데 급급해 미국의 경제 압박 공세를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면 누구의 책임인가. 이 위기를 서로의 책임으로 떠넘기기에 바쁜 우리 사회의 모습은 더욱 볼썽사납다. 이런 장면이 올림픽이라면 결과는 허무한 노메달이다. 팀워크는 고사하고 논란의 중심에 선 팀추월보다 못한 한국 경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박종우와 김보름, 그리고 빙상연맹최한영 정경부 기자지난 19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8강전이 초래한 후폭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팀추월 경기임에도 김보름·박지우 선수가 노선영 선수보다 훨씬 앞서 결승선을 통과했고 김보름은 노선영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인터뷰가 시작이었다. 백철기 대표팀 감독과 김보름이 20일 진행한 기자회견은 화를 키웠다. 김보름은 기자회견에서 노선영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백 감독은 “관중의 함성이 커서 소통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백 감독과 김보름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다. 여기에 ‘레이스 순서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결정됐다’는 노선영의 인터뷰가 겹치며 주제가 진실공방으로, 감독과 선수들 간 개인적인 문제로 옮겨가는 분위기도 목격된다. 과연 그럴까. 개인적으로는 기자회견에서 백 감독과 김보름 좌우로 휑하게 비어있던 의자들이 눈에 띄었다. 사태를 앞장서서 수습해야 할 대한빙상경기연맹(빙상연맹) 관계자는 보이지 않았다. 순간 지난 2012년 8월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는 한국축구대표팀 박종우 선수가 런던올림픽 3·4위 전 승리를 확정지은 후 ‘독도는 우리땅’ 손팻말을 펼쳐 들었다가 메달을 박탈당할 뻔한 일이 논란이 됐다. 회의에서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은 대한체육회·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을 매섭게 몰아쳤다. “이 모든 책임은 문화체육관광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 대한체육회장, 축구협회장이 져야 한다. 스포츠 외교와 영어가 부족한 사람들의 해프닝, 지금까지 스포츠 외교행정가를 키우지 못한 문제를 (덮고) 개인적인 해프닝으로 만들어 버린다. 사건을 지극히 축소시키고 동메달 혜택·병역문제로 치환시켜 한 사람을 바보 만들어 버린다.” 최 의원의 발언은 이번 사태와도 잘 들어맞는다. 김보름·박지우가 노선영을 내버려두고 앞으로 내달린 것은 결과다. 원인이자 본질은 이를 직·간접적으로 조장한 빙상연맹의 행태다. 노선영은 지난달 <스포츠조선> 인터뷰에서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주도로 이승훈·정재원·김보름 3명이 태릉이 아닌 한국체대에서 따로 훈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선영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보름은 팀원들과 따로 훈련을 하면서, 연맹 관계자들은 이를 지시하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본인들만이 알 것이다. 최 의원은 2012년 박종우 사태 당시 “병역 문제만 도와주고 동메달 혜택만 주면 이 문제는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교훈을 얻지 않고 되돌아설 것이다. 그러고 우리는 잊어버릴거다”라고 일갈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 문제를 개인 간 문제로, 일부 선수의 인성문제로 내버려둘 수 없는 이유다. 사태가 반복되는 걸 막으려면 감독과 선수가 아닌 빙상연맹에 집중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마침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처벌을 청원합니다’ 청원이 사흘 만에 참여자 50만 명을 돌파했다. 청와대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해본다. 최한영 정경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