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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종속자율주행차 개발을 선도했던 미국의 국방연구계획국(DARPA)은 한때 당시의 기술로 자율주행이 불가능함을 선언하고 포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 불과 몇 년만에 구글이 1960년대에 나온 라이다(LiDAR)를 활용해 자율주행차 모델을 선보였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물체에 투사한 후 반사되는 빛으로 거리, 속도 및 이미지를 3차원으로 재현해 주는 기술이다.  그로부터 수많은 자동차 회사와 기술기업들은 라이다를 장착한 자율주행차에 도전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지붕에 라이다 장비를 얹은 테스트용 자율주행차량이 길거리에서 종종 목격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테슬라는 라이다 없는 자율주행 기술을 추구한다. 카메라와 레이다(radar) 및 초음파를 이용해서 라이다를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달에 정부 고위층이 참가한 행사에서 GPS 신호오류로 경로를 이탈하고 러버콘을 들이받았다는 우리의 자율주행차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구원자인 혁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선도자와 추종자가 나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저임금 산업역군의 희생를 바탕으로 상당한 경제적 성공을 거둔 바 있고, 추종자로써 반도체와 IT기기에 도전해 부분적이나마 선도적 지위까지 오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모든 혁신의 근원이 다른 나라에서 유래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대부분이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자격증을 원하는 사회에서 혁신이 나올 수 없다. 대학과 고시가 나머지 인생을 결정한다든지, 몇 번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평생을 바쳐야 한다면 혁신은 물 건너 간 것이다. 혁신은 강조하거나 약간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나오지 않는다. 보다 근원적으로 우리 사회의 생각하는 방법과 문화의 변혁를 통해서만 혁신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  아무리 벤처 창업을 강조해도 당분간 나오는 것은 추종자의 아이디어일 뿐이다. 지난 5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Fintech Week) 2019에서 시현된 기술들은 현 시점의 한계를 보는 듯했다. 첫째 날 데모데이(demo-day)에 선보인 기술의 절반 정도가 주가예측 솔루션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와 다른 것은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신선한 것은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자동전환하는 대환대출 솔루션 정도. 그날은 아직 우리의 시야가 지평선 너머를 볼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한 하루였다. 창조적 혁신을 위해서 과거와 단절하기도 하지만 과거를 세밀하게 탐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라이다는 미국 국립대기연구소(NCAR)가 구름을 관측하기 위해 처음으로 활용했다. 그 후 1971년 아폴로 15호가 달의 표면을 관측하는데 사용했고, 항공 및 군사 분야에 응용되면서 발전했다. 구글의 발표 이후에는 각국의 기업과 정부가 자율주행차의 핵심 장비로 여겨 투자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1930년대 아일랜드의 물리학자 E.H 신지가 처음으로 생각한 후 가장 많은 지식을 축적한 곳이 승리자가 될 것이다. 또한 혁신은 계획으로 달성할 수 없다. 스티브 잡스가 리드칼리지를 6개월만 다니고 1년여 기간동안 한 것은 캘리그래피 강좌를 도강한 것이다. 스스로도 그때의 경험이 최초의 컴퓨터 폰트가 되고 애플 디자인의 원칙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 기간 잡스는 평일에 캠퍼스 주변의 빈 병을 줍고, 주말에는 교회의 무료급식소를 찾아 허기를 달랬다고 한다. 학교를 그만두고 바로 집으로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잡스는 생각보다 비싼 등록금과 양부모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역사상 유래가 없는 속도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추종자에 머무르고 있다. 선도적 혁신을 출현시켜 성장을 가속하려면 근원적 병폐를 일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가지만 차이나도 서열을 매기는 문화, 끊임없이 나타나는 대형 갑질, 기득권에 대한 무조건적 옹호, 가치 다양성의 부재와 찾아보기 힘든 노블레스(nobleness)의 희생이 한때 회자됐던 헬조선을 다시 불러들이게 할 수는 없다.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서양제국이 급기야 청나라를 몰락시켰던 시기에 우리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살다가 식민지로 전락한 적이 있다. 그러나 미래는 도그마(dogma)에 도전하여 공정한 가치를 추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혁신의 문을 여는 선진 자본주의의 선도자가 되야 할 것이다. 최욱 전 코넥스협회 상근부회장 


한일 무역전쟁 '적전 분열' 안 된다일본어에는 '가와기리(가죽을 자르다)'라는 단어가 있다. '일의 시작'이라는 뜻이지만, '한 번 가죽에 칼질을 내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의미를 담는다. 최근 한일관계가 바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새로운 단계로 들어선 듯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불합리한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고, 다음 달 광복절 이후 우리나라를 '화이트국가'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명확한 증거나 근거도 없이 국제사회에 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로 매도하고 있다. 왜 일본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하고 있는지 그 이유는 불분명하다. 당초 참의원 선거(21일 투개표 실시)를 앞둔 현 아베 내각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에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타격'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우리의 미래성장 동력을 끊고, 향후 친일성향 정부를 세우겠다는 내정간섭 시도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한일 무역전쟁은 시작됐다. 이제 와서 일본 정부가 그동안의 조치를 취소한다고 해서 그간 있었던 일이 마치 없었던 것처럼 되돌아가는 것은 어렵다. 한일관계의 전면 재구축 역시 불가피해 보인다. 일제 식민지배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이 담기지 않은 박정희정부의 '1965년 한일협정'을 극복해야 할 순간이 왔다. 무역전쟁, 전시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국가 구성원 모두가 마음을 다잡고 뭉쳐야한다. 특히 '컨트롤타워'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전쟁이 진행 중인데 '적전 분열'은 상대방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뿐이다. 일부 보수지들의 보도들이 일본 우익세력에 악용돼 그들의 논리를 강화시켜 주고 있는 것을 잊지 말자. 정부는 외교와 대화로서 꼬인 한일관계의 실타래를 푼다는 원칙아래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해야한다. 단기적으로는 일본의 무차별 '무역공습'에 대비해 직접 피해 입을 분야를 서둘러 지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일본의존형 경제 탈피 로드맵'을 세우고 이행해야 한다. 정치권은 초당적인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보수야당의 협력이 절실하다. 문재인정부의 외교실책이 원인이라며 비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오히려 대승적인 차원에서 추경 통과 등에 협력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수권세력'으로 평가받지 않을까. 국민들 역시 그러한 모습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이성휘 정경부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