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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디지털보다 안전한 아날로그

2020-10-31 21:33

조회수 : 2,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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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에 강동구에서는 한 공원에 대한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있었습니다. 근린공원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 인근 아파트 주민이 주차하는 바람에 공원 출입자들이 위협받는다는 겁니다.

그리고 문제의 장소에는 볼라드에 쇠사슬이 걸려있고 비밀번호가 걸린 시건장치가 달려있었습니다. 민원인은 시건장치 비밀번호를 구청이 주민에게 알려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시의 시민옴부즈만의 조사 결과, 구청이 주민에게 알려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민이 풀고 들어갔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주차 무단 점거는 추석 기간에만 일어났다고 했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은 평소에 주차 공간이 모자랐는데 명절에 더 모자라지자 공원으로 간 것이고 추석 이후에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구청이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하겠다는 대책은 필요시 펜스 설치, 순찰, 비밀번호 열쇠를 자물쇠로 변경입니다. 다른 것은 평범하구나 싶은데 비밀번호 열쇠를 자물쇠로 변경한다는 것은 좀 눈에 띄었습니다.

비밀번호 출입문은 갈수록 대세가 돼가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뤄지는 일일텐데, 안전에 꼭 좋지만은 않나봅니다. 구청이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다는데 비밀번호는 뚫렸고, 구청은 자물쇠라는 아날로그로 회귀하니깐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여성 1인가구 안전 정책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접했습니다. 여성 1인가구에게 제공하는 안전 시설이나 물품 4가지 중에서 하나가 현관문 보조키입니다.

안전과 관련된 첨단이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그건 낭비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대한 냉정한 비교가 필요한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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