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지영

배터리 사업부 드디어 뗀 LG화학

2020-11-02 09:21

조회수 : 1,24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LG화학이 심혈을 기울였던 배터리 사업부 분할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회사는 지난달 30일 주주들에게 이를 승인받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는데요. 전체 주식 기준 63.7%가 찬성하며 무사히 통과됐습니다. 사업 분할의 경우 특별결의사항으로 총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합니다. 주총에는 전체 주주의 77.5%가 참석했으며 참석 주주의 82.3%가 찬성했습니다.
 
안건이 무사히 통과되면서 LG화학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분할을 반대했던 소액주주들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관련 커뮤니티에는 '배터리 없는 배터리 주', '전지사업 성장성 믿고 장기 투자했는데 울분이 터진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는데요. 다른 배터리 주인 삼성SDI나 SK이노베이션으로 옮겨 가자는 푸념도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번 분할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됐다며 집단 소송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소액 투자자들이 배터리 사업부 분사를 반대한 건 분할 방식 때문인데요. LG화학은 물적분할 방식을 통해 배터리 사업부를 떼는데 이 경우 기존 주주들은 배터리 신설법인 주식을 배분받지 못합니다. 성장하는 배터리 주를 쥐고 싶어 LG화학 주식을 샀는데 엉뚱하게 석유화학 주만 남게 된 것이죠.
 
 
 
물론 신설법인의 가치가 모기업 LG화학에 반영되긴 합니다. 하지만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는 있는데요. 신설법인 정관을 보면 주주 이외의 자에게 30%까지 신주를 배정할 수 있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배터리 신설법인은 신규 투자자에 다양한 방식으로 넘길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분할 방식이 지배주주에게만 유리한 방식이라는 것도 투자자들이 반발하게 된 이유로 보입니다.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로 두면 LG화학은 지배력은 유지하면서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분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배주주가 출자 없이 투자를 유치한다면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자회사로 두고 자회사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면 모기업의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LG화학은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운다는 계획입니다. 3년간 최소 주당 1만원 이상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으로, 최근 5년 동안 최고 배당금이 1주당 6000원을 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다만 현재 LG화학 주가와 앞으로 배터리 사업의 성장을 고려했을 때 1만원의 배당금은 수익률이 높은 편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김지영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