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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이낙연의 헛발질? '이명박, 박근혜 사면론' 뜯어보자

그냥 개인적인 의견이다.

2021-01-05 17:31

조회수 :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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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싸늘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당사자의 사과'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조건으로 내걸고 일단 한 발 물러섰지만, 이 대표의 ‘헛발질’이라는 반응이 대체적인 것 같다.
 
평소 신중한 스타일로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가 왜 사면론을 꺼냈을까.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초조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현재 당헌은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고 있어, 이 대표가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하려면 1년 전인 오는 3월에는 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데 이 대표가 당권을 잡고 딱히 보여준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코로나19 관련 몇 차례 자가격리 외에 딱히 이슈를 주도한 것이 없다. 문재인정부의 각종 정책을 입법으로 잘 보조를 했지만, ‘이낙연표 정책 혹은 이슈’가 있었냐고 묻는다면 “...”이다.
 
자신의 지역기반인 호남에서마저 잠재적 경선라이벌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지지율이 밀린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는 상황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이슈를 주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사면론을 거론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왜 ‘사면론’인가.
 
우선 'DJ 후계자' 그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5.18의 죄인 전두환, 노태우를 사면하며 국민통합에 노력한 것처럼, 자신도 이명박, 박근혜 사면론을 주도해 국민통합에 노력한다는 이미지를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령인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오랜 기간(4년 이상) 감옥에 있는 것은 현 정부에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고, 두 사람의 석방이 친이, 친박 세력의 부활로 보수야권진영 분열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것을 감안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왜 ‘사면론’이 안되는가.
 
DJ는 호남지역과 진보진영의 압도적인 지지를 가지고 있었다. 전두환, 노태우 사면 역시 내부적으로 많은 반발이 있었지만, 그것을 무마시킬 정도의 신망을 가진 현직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거기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또한 과거 ‘국정농단’ 사건에 다소 유감의 뜻을 나타낸 박근혜 전 대통령 측과 달리,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이라며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을 사면하는 것은 그림만 이상해지고, 보수진영의 반격만 부를 뿐이다.
 
결론
 
사면은 문재인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충분한 국민여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사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사면권의 제한'을 공약하기도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이 대표의 사면론은 섣부른 측면이 많다. 차라리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형이 확정된 이후라면 어땠을까.
 
야당이 먼저 사면을 요구하고 국민들의 호응여론이 나왔을 때, 이 대표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조심스레 호응했다면 그나마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출처/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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