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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10조 증발' 고사 위기 면세점…올해도 암울하다

다회발송 이용률 저조…높아지는 따이궁 비중에 수수료 경쟁 과열 우려도

2021-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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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면세업계가 올해도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제3자 반송 제도가 종료된 데다 따이궁에 편중된 매출로 수수료율이 높아지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면세점 매출은 14조3210억원으로 24조 8580억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40% 이상 감소했다. 그나마 매출을 지탱해주고 있던 중국 보따리상(따이궁)도 제3자 반송 종료로 수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외국인이 방한하지 않고 해외에서 직접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제3자 반송 제도와는 달리 정부가 추가로 내놓은 지원책인 다회 발송은 외국인이 직접 우리나라에 입국해야 한다. 입국한 뒤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며, 체류 기간에 여러 차례 해외로 물품을 보낼 수 있다. 
 
급감한 외국인 관광객 여파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지난해 롯데면세점 제주점 모습. 사진/뉴시스
 
다회발송은 사전에 관할 세관에 수출인도장 이용 신청을 하고, 승인받은 구매자에 한해 가능하다. 면세점들은 온라인 구매도 가능토록 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 현재는 오프라인 구매만 가능한 상태다. 제도 도입 초기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실제 이용 건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신라·신세계 면세점에 이용 신청한 외국인은 한 명도 없다. 
 
수출 인도장을 통해 면세품을 발송한 외국인의 출국 확인 관리도 면세점이 해야 한다. 출입국관리는 법무부 소관인데, 기업체인 면세점이 해당 업무를 맡게 돼 면세업계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출국하지 않을 경우 판매 면세업체에 경고가 들어오기 때문에 고객으로부터 출국일이 적혀있는 E티켓 정보를 받아 예의주시하는 정도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구매자는 면세품 발송과 동시에 출국하는 것이 아니라, 발송 후 최장 2개월 안에 출국하면 된다. 
 
해외 방한객이 줄면서 따이궁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수수료 경쟁도 과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70% 수준이었던 매출 비중은 2019년 80%, 지난해에는 90%대까지 늘었다. 면세점은 따이궁에게 직접 제품 할인율을 적용해주고, 중국 여행사에는 모객 대가로 송객수수료를 낸다.
 
송객수수료와 제품 할인율을 더한 전체 수수료율은 지난해 40%대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출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해당 문제점을 인지하고, 코로나 이전에 방한하는 관광객이 많았던 동남아 등 다른 해외 지역으로 고객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산업은 한 번 무너지면 재건이 쉽지 않기 때문에 면세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면세한도를 대폭 상향하고, 인터넷 판매를 확대하는 등 선제적 지원 정책을 통해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우선 제3자 반송제도가 종료된 점이 아쉽다"라면서 "일관성과 지속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정책뿐 아니라 면세업계 역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민과 새로운 제안 등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산한 모습을 보 이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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