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유승호

"맥주 부산물로 피자도 만든다"…주류업계도 ESG경영 박차

'연 31만톤 폐기물' 맥주박, 에너지바·피자로 재탄생

2021-02-03 16:26

조회수 : 3,223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맥주박으로 만든 리너지바 치즈맛. 사진/오비맥주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맥주 부산물을 재활용해 새로운 식품을 만드는 푸드업사이클링을 시도하고 환경성적표시 인증을 받는 등 주류업계도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맥주박으로 만든 에너지바 제품인 리너지바를 크라우드 펀딩한 결과 총 3166만3000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직전인 2차 펀딩 금액(1364만3500원) 대비 132%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오비맥주는 펀딩에 참여한 210명의 서포터에게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리너지바 배송에 나선다.
 
오비맥주의 리너지바는 그간 폐기물로 취급받던 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제품이다. 맥주박은 맥주 제조 과정에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부산물을 말하는데 국내 연간 발생하는 맥주박은 2019년 기준 약 31만톤에 달한다.
 
맥주박은 영양분이 풍부한 고부가가치 원료임에도 규제 때문에 식품의 원료로 사용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관련 고시 개정으로 지난해 7월부터 주류 제조시설에서 주류 이외 제품 생산이 허용됐다. 오비맥주는 매년 11만톤에 달하는 맥주박을 새활용하기 위해 푸드 업사이클 스타트업인 리하베스트와 손을 잡았다.
 
오비맥주에 이어 수제맥주업체인 카브루도 최근 리하베스트와 협업에 나섰다. 카브루는 맥주박을 원료로 한 리너지 가루를 활용해 만든 피자를 올해 상반기 내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또한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카브루 브루펍’에서 정식 메뉴로 론칭하는 한편 향후 밀키트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상생 협력에 팔을 걷어붙였다. 수제맥주사와 생산 업무제휴를 맺고 수제맥주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수제맥주사들이 별도의 설비투자 없이 캔제품 생산이 가능하도록 도와 수제맥주 발전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수제맥주 소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인 롯데칠성 충주1공장 내부모습. 사진/롯데칠성음료
 
이를 위해 롯데칠성음료는 충주 맥주1공장의 기본 시설을 보완했으며 수제맥주 특성에 맞춰 소량생산도 가능하도록 설비투자를 진행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친환경 경영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0월 테라와 진로 등 총 7종의 제품에 대한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했다. 주류업계에서 환경성적표지 2단계 이상, 3단계 인증은 하이트진로가 유일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주류업체 중 최다 녹색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환경성적표지는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생산, 수송 및 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 대한 환경적 영향을 계량적으로 표시해 공개하는 제도다.
 
이처럼 주류업계가 친환경과 상생 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까닭은 ESG경영이 최근 기업현장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ESG 경영은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2030년부터 전체 코스피 상장사의 ESG공시가 의무화된다. 이는 최근 세계적 금융기관이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ESG 등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해 평가하는 것과 맞닿아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 유승호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