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지영

(기자의 '눈')친환경, 정말 '친환경'이 맞을까

2021-02-08 06:02

조회수 : 3,13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산업계 키워드는 단연 '친환경'이다. 이전부터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경영은 중요시됐지만 특히 최근 몇 년 새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도 자의든 타의든 친환경을 외치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최근 친환경 관련 키워드를 쏟아내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친환경 실천이 아직 '제로섬 게임'이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현재는 어딘가에서 환경을 보존한 만큼 다른 곳에서 파괴가 생기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생활 속 쉬운 예는 에코백을 들 수 있다. 에코백을 만들기 위해서는 비닐봉지보다 많은 양의 물과 자원이 필요하다. 에코백 사용으로 비닐봉지 사용은 줄일 수 있지만 생산 과정에서는 오히려 환경오염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하더라도 에코백을 131번 이상 재사용하면 비닐봉투를 사용할 때보단 환경 보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올해 가장 많이 들리는 키워드인 수소 또한 아직 친환경 에너지로 완벽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수소를 에너지로 쓰는 자동차와 공장 설비는 배출가스가 없지만 수소를 만드는 일 자체는 화석 연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도시를 달리는 수소차는 매연을 내뿜지 않지만 수소를 만드는 공장에서는 유해 물질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수소는 대기 중에도 있지만 그대로 연료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한다.
 
현재 가장 흔한 방법은 석유화학 제품이나 철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 수소'를 쓰는 방법인데 이는 양이 넉넉하지 않다. 석유화학이나 철강 공장 발전용으로도 빠듯해 외부 판매는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부생 수소를 늘리려면 석유나 석탄을 더 태워야 하는 셈이다.
 
최근 석유와 석탄을 대체할 에너지로 주목받는 천연가스들도 사실은 친환경이라고 보긴 어렵다. 석탄 발전보다 배출량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태양을 이용하는 태양광도 오히려 산림을 파괴하는 주범이 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평지가 적어 산을 깎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여름 장마철 폭우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무분별하게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얼핏 친환경 생산과 경영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 같지만 사실은 갈 길이 멀다. 경주마처럼 친환경을 향해 달리는 기업들의 최근 행보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걱정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번지르르한 성과 홍보 이면에 이런 부작용이 흔하기 때문이다. 환경 보전은 성과를 내기 위한 경쟁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오늘의 실천이다. 빨리 가는 것보다는 제대로 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 김지영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