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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차기태의 경제편편)전기차 급속충전기 설치 서둘러야

2021-02-10 06:00

조회수 : 2,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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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전기차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일 정부가 작성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만5593대에서 2018년에는 배 이상 늘어나 5만5583대에 이르렀다. 이런 흐름은 2019년과 2020년에도 계속됐다. 하여 지난해에는 13만7636대가 보급됐다. 3년 사이 10만대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국의 전기차는 세계시장에도 활발하게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배포한 '신성장 산업의 선두주자, 전기차의 수출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배터리 전기차 수출은 39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5.9% 증가했다. 순위는 전년과 동일한 세계 4위를 유지했다.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차 수출(25억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친환경차 전체 수출(71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4.7%로 절반을 넘었다.
 
이렇듯 한국에 있어 전기차는 이제 중요한 산업으로 점차 자리잡아 가고 있다. 내수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그다지 큰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성장속도가 빨라 머지 않아 한국의 또다른 주력 수출품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요즘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억제 정책이 전세계적인 공감대를 얻고 있다. 코로나 19 전염병 사태를 계기로 환경재앙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졌다. 따라서 세계각국이 내연기관 자동차를 줄이는 대신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전기차의 국내보급과 수출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싹트고 여린 잎이 보이기 시작할 때 더욱 잘 크도록 보살펴야 한다. 물과 거름을 넉넉히 주어야 한다. 전기차를 살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보급확대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전기차가 늘어나도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인프라를 확충하려는 작업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 인프라의 핵심은 충전소이다. 특히 급속충전기가 충분히 확충돼야 한다. 휘발유 차의 경우 주유하는데 불과 몇 분이면 된다. 전기차의 경우 당장 그렇게까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신속하게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가 보다 많이 확보돼야 한다.
 
현재 한국의 급속충전기 보급상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나쁜 것은 물론 아니다. 정부 자료에 의거한다면, 한국의 급속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는 12.4대로 유럽연합 17.대나 미국 67.6대, 일본 19.4대에 비해 양호하다. 그렇지만 중국 12.0대에 비해서는 다소 뒤떨어져 있다.
 
그런데 최근 추세로 볼 때 전기차 보급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므로, 급속충전기 보급을 되도록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한 각종 정책적인 뒷받침을 확실히 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1일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지난해 9800기에서 올해 1만2000기로 늘리고, 2022년1만5000기, 2025년 1만7000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2025년까지 1만5000기로 늘리려던 계획을 3년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잘한 일이다. 가능하면 더 신속하게 진행됐으면 좋을 것 같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일 '주유소보다 편리한 충전환경 조성'을 목표로 "올해  전기차 급속 충전기 3000기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대로 된다면 올해 전기차 급속충전기가 1만2000기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겠다. 괜찮은 발상이라 여겨진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이르는 시기에 초고속인터넷 보급이 급격히 확산됐다. 휴대전화도 그 무렵 빠르게 늘어나면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으로 자리를 굳혔다. 김대중정부가 당시 인터넷보급을 촉진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힘쓴 결과였다. 그리하여 한국은 오늘날 디지털분야에 관한 한 가장 앞서가는 나라가 됐다. 이보다 앞서 박정희정부 시절 경부고속도로를 완공한 것도 한국경제 발전의 기반이 됐다.
 
인프라란 바로 그런 것이다. 일단 기반을 닦아놓으면 그 성과가 두고두고 나타난다. 지금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서두르면 이 역시 한국경제 성장을 위한 또 하나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 
 
물론 할 일은 많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는가 하면 긴 안목으로 해야 할 일도 있다. 전기차는 아마도 이 2가지 측면을 아우르는 과제가 아닐까 한다.
 
차기태 언론인(foli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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