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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컨테이너·벌크선 잘 나가는데…홀로 못 웃는 유조선

지난주 평균 운임 25.7% 하락

2021-02-1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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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운임이 물동량 증가로 최근 급등한 가운데 탱커(유조선) 시장은 홀로 울상이다. 코로나19가 계속되며 당장 원유 수요가 늘어나기는 어려운 데다 국제유가도 오르고 있어 올해 내내 업황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5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주 초대형 유조선(VLCC) 평균 운임은 전주보다 25.7% 하락한 3416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운반선은 규모와 통과하는 지역 등을 기준으로 분류하는데 VLCC는 20만~30만DWT(적재할 수 있는 최대 화물 톤수) 이상의 원유를 실을 수 있는 선박을 말한다. 유조선 운임은 지난해 2분기 정점을 찍은 후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SCFI)는 전주 대비 2% 하락한 2825.75포인트를 기록했으며 벌크선 운임 지수(BDI)는 0.5% 상승한 1339포인트로 나타났다. 
 
유조선을 빌려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하는 정기 용선료도 하락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분기 31만DWT급 VLCC 하루 평균 정기 용선료는 전 분기보다 28.4% 하락한 2만4964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5만DWT 수에즈막스의 하루 용선료는 전 분기보다 22.2% 하락한 1만8231달러로 나타났다.
 
컨테이너와 벌크선 운임이 최근 오름세인 가운데 유조선 시황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현대중공업
 
유조선 운임과 용선료가 하락하는 것은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한 데다 항공이나 육상 교통 이용이 줄면서 원유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도 오르면서 소비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유가는 최근 들어 빠르게 오르고 있어 유조선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1% 오른 59.47달러에 마감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16.2% 올랐고 배럴당 10달러까지 급락한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6배 급등했다.
 
이 가운데 저장용 유조선도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저장용 유조선은 101척으로, 저장량은 2470만DWT에 달했다. 지난해 3~5월 유가가 급락하면서 4~5월 저장용 유조선은 급격히 늘었는데 5월 243척(4530만톤)까지 증가하며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이후 줄어들긴 했지만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57.5% 많은 수준이다. 이들 선박은 운임이 오르면 다시 시장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 운임 개선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유조선 시장은 올해 내내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수요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주요국의 코로나19 집단 면역은 2021년 말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항공 등 교통 수요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석유 수요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시황 악화로 노후선 조기 폐선이 증가하는 점은 운임 상승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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