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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규제 형평성 개선 시급

허가 보류된 하나은행, '데이터 제공'만 강제…당국 심사중단제도 개편 하세월에 시장균형 악화

2021-02-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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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보류된 하나은행에 고객 데이터 제공 의무가 주어지는 등 합리성이 떨어지는 심사중단제도 탓에 규제 형평성이 어긋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행이 어렵게 쌓은 고객 정보는 신규서비스를 고민할 기회가 막혔는데, 타사에는 정책상 데이터 제공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시장 경쟁을 크게 해친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금융 마이데이터 표준 API 제공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 모집에 나섰다. 마이데이터 정보 수집 방식이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아 다른 곳에서 금융데이터를 긁어오는 스크래핑 방식에서 오는 8월4일부터 표준API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다른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하는 분들 위한 정보제공 의무가 있기에 이를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현재 하나은행을 포함한 하나금융지주(086790)의 계열사 3곳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지난해 11월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심사가 보류됐다.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이 '국정농단 특혜대출 의혹'으로 2017년 시민단체로부터 형사 고발돼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점을 심사 중단 사유로 들었다. 해당 사건은 수년째 1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카카오페이, 삼성카드 등도 각각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문제는 다른 금융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에 심사가 보류된 금융사도 데이터를 요구하면 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간 금융사들이 각사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비용을 들여 고객 유치에 공을 들였다. 이 때문에 개정된 신용정보법도 핀테크 기업이 계좌, 대출, 카드, 보험 등의 금융정보를 요구할 때는 정보 대가인 수수료 내지 열람료를 내도록 명시돼있다. 그러나 일부 금융사들은 힘들게 모은 고객 정보를 내놓기만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금 마이데이터 사업이 허가를 둘러싼 이슈가 불거졌지만, 처음부터 관건은 데이터 판매 여부"라면서 "자사 서비스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인데 은행 같이 정보를 많이 쥐고 있는 입장에선 굳이 타사 경쟁력을 키워줘야 하느냐는 시각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가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는 차원에서 동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문제에 공감해 대주주 변경 때 적용하는 심사중단제도 개선을 약속한 상황이다. 금융업 전반에 거친 일률적인 지침을 적용하기는 어려운 만큼 각 업권 특성에 맞게 심사중단제도를 개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한 1심 판결 등을 미리 분석해 유죄가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경우 심사를 재개하는 방법도 살피고 있다. 
 
문제는 제도 개선의 속도다. 이미 본허가를 받은 28개 기업과 향후 신청사들은 오는 8월까지 마이데이터 사업 관련 인프라 구축을 마치고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든다. 당국이 기간 내에 심사중단제도 관련 법령과 감독규정 개정을 마치지 못한다면 중단된 사업자에 형평성은 그만큼 사라지게 된다. 시중은행 한 디지털 관련 임원은 "모든 은행이 8월까지 표준API 구축해야 하기에 실제 경쟁 그 이후로 보고 있다"면서 "시기가 늦어지면 그만큼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보류된 금융사도 내 고객 데이터 제공 의무가 주어지면서 규제 형평성이 어긋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한 소비자가 은행의 디지털 앱 서비스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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