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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하이트진로vs롯데칠성음료, 소주 마케팅이 성패 갈랐다

젊은층 두고 처음처럼 플렉스·진로이즈백 격돌

2021-02-21 06:00

조회수 : 6,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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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이즈백의 광고모델 캐릭터 푸른 두꺼비. 사진/하이트진로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이 받아든 지난해 한 해 실적을 두고 소주 마케팅이 성패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은 처음처럼 플렉스를 내놓으며 젊은층 공략에 나섰지만 ‘푸른 두꺼비’를 앞세운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 아성을 깨뜨릴 수 없었다.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배경은 주류 사업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소주 사업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의 소주 매출은 전년 대비 20.7% 급감했다.
 
지난해 불어 닥친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 부재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외식과 유흥업소에서의 주류 수요가 급감했다. 수요가 줄어들 경우 시장을 이끄는 1위 업체보다 후발업체들이 더 큰 타격을 받는다. 식당이나 유흥업소에서 주류 제품 발주를 넣을 때 시장 1위 업체 제품보다 후발업체의 제품을 더욱 줄인 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주류 소비 수요는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른바 홈술 문화로 이어졌다. 감염 위험성이 높은 외부에서 술을 즐기기보다 안전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주류·담배 지출액은 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술 지출액 증가율은 22.2%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처음처럼 플렉스를 내놓으며 젊은층 공략에 나섰지만 매출 상승 등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초부터 진로이즈백의 캐릭터인 푸른 두꺼비를 앞세워 젊은층 공략에 적극 뛰어들었다. 푸른 두꺼비는 진로의 상징인 두꺼비를 귀엽게 바꾼 캐릭터다. 지난해 1월 하이트진로는 캐주얼 패션 브랜드 ‘커버낫’과 손을 잡고 푸른 두꺼비가 적용된 패션 상품을 선보였다. 커버낫 진로 컬렉션은 판매된 지 1분 만에 완판됐다. 
 
지난해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두껍상회 1호점. 진로 캐릭터 두꺼비를 활용한 굿즈가 전시돼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이후 11번가와 진행한 ‘요즘 쏘맥 굿즈전’에서 홈쏘맥잔, 두꺼비 슬리퍼, 두꺼비 피규어 등을 팔았는데 완판에 걸린 시간은 한 제품 당 56초였다. 이어 하이트진로는 아예 두껍상회라는 캐릭터숍을 열고 직접 굿즈 판매에 뛰어들기도했다. 두껍상회 1호점 방문객은 70일 만에 1만명을 넘었고 올해 부산과 대구에도 두껍상회 2호점과 3호점을 오픈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진로이즈백은 출시 16개월 만에 4억병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9% 늘어난 2조256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2배 이상(약 125%) 증가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86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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