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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청문회)여야 "대국민 생쇼" 기업대표들 '질타'

'포스코' 최정우·'현대중' 한영석에 집중 포화…이재갑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추진"

2021-02-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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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 의원들은 22일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온 9개 기업 대표들을 향해 거세게 질타했다. 특히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대국민 생쇼' '인성이 문제' '보험사기꾼' 등 여야의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기업 대표들은 재차 고개를 숙이며 산업재해 사고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를 열어 건설·택배·제조업 분야에서 최근 2년간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산업재해 사망사건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며 집중 추궁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환노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최정우 회장을 향해 최근 석달 새 6명이 잇따라 사망하는 등 포스코의 안전 관리 대책이 미흡하다고 질타를 쏟아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회장에게 "숨진 노동자 나이 아시냐"며 "유가족 만난 적도 없고, 조문도 가신 적 없다. 대국민 사과하셨는데 이것은 대국민 생쇼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질책했다.
 
노 의원은 최 회장이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 출석에 대비해 지난 3년간의 위험성 평가 보고서를 수정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기업에 자율적 책임을 주고 맡겨놓은 보고서라지만 엉터리로 작성해 놓고 사실이 드러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조작을 지시했다"며 "그렇게 조작된 보고서를 국회 청문회에 보고하려 했다는 것이 포스코의 윤리의식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최 회장이 '허리 지병'을 이유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임 의원은 "허리 염좌 및 긴장이라는 진단서 첨부해서 청문회에 불참 통보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당연히 유가족과 산재로 사망한 억울한 노동자에게 정중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최 회장이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답하자, 임 의원은 "생각이 짧은 게 아니라 그게 최 회장의 인성"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최 회장을 향해 "요추부 염좌, 경추부 염좌는 주로 보험사기꾼들이 내는 것"이라며 "포스코 회장이 낼 만한 진단서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허리 아픈 것도 불편한데 롤러에 압착돼 죽고 그러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럽겠냐"고 지적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는 산업재해의 책임을 노동자의 탓으로 미루는 듯한 발언을 해 "인식이 잘못됐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앞서 한 대표는 "사고가 일어나는 유형을 보니까 실질적으로 불안전한 상태하고 작업자의 행동에 의해 잘 일어나더라"며 "불안전한 상태는 안전 투자를 해서 많이 바꿀 수 있지만 불안전한 행동은 상당히 어렵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빈번한 산업재해 때문에 열린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 대표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산업재해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불안전한 행동이라고 하면서 작업자들이 무엇을 지키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 중대재해처벌법에서 피해가지 못하실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 당 장철민 의원도 "노동자의 불완전 행동만을 원인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제가 말씀드리는 불안전한 작업이라는 의미는 비정형화돼있는 작업이 많다는 것"이라며 "불안전한 작업이 안 일어날 수 있도록 표준을 바꾸고 위험 요소를 찾아서 비정형화된 작업을 정형화해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사업장을 관리·감독할 전문인력이 확충될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내년부터 시행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의 구체적 기준이 포함될 하위법령도 오는 7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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