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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재탕·RPG장르 쏠림현상 올해도 이어져…"국내 게임사, 중국에 위기 의식 가져야"

빠른 수익성 보장에 매출구조 유지 위해 장르편중 심화

2021-02-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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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유명 IP(지식재산권)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의 IP 경쟁력이 해외 대비 떨어져 성장 정체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기존 인기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 게임 후발주자인 중국보다도 IP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8일 모바일 빅데티어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앱스토어, 원스토어 합산 모바일게임 앱 거래액은 전년대비 24% 증가한 5조3291억 원을 기록했다. RPG장르의 경우 매출 비중이 전체의 67.9%로 가장 많았다. 2위는 9.6%로 전략 장르가 차지했다.
 
구글플레이스토어 국내 게임 매출 인기순위.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권에 올라와있는 게임 다수는 과거 PC 온라인 원작을 재해석하거나 기존의 타이틀을 모바일 버전으로 선보인 게임들이다. 1, 2위를 나란히 기록하고 있는 '리니지M'과 '리니지2M', 5위 ‘쿠키런: 킹덤’, 7위 ‘세븐나이츠2’, 8위 ‘바람의 나라:연’, 9위 ‘미르4’ 등이 대표적 예다. 
 
매출 3위 그랑사가와 매출 4위권에 올라온 ‘기적의 검’을 제외하고는 상위권에 모두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기적의 검’의 경우 중국의 신규게임으로,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RPG게임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이 들어간 과금형 모델이 즐비하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된 부분은 유료와 무료 아이템을 결합한 구조, 이른바 2중 확률 아이템들이 난무해 게임사들이 편법을 쓰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2중 확률 아이템의 경우 확률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올해 발표된 신작도 RPG장르 중심으로 IP가 재확산되는 모양새다. 올해 출시를 앞둔 신작은 엔씨소프트의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소울2’, '프로야구 H3'을 비롯해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마비노기 모바일’, 넷마블의 ‘제2의 나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이 있다. 
 
게임업계에서 모바일 RPG장르의 편중현상은 꾸준히 지적돼온 문제다.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게임사들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콘솔게임 개발 등에 적극 나섰지만 ‘확률형 아이템’ 논란 등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장르 편중 현상을 좀더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해외 대비 RPG 장르에서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에 대한 대처가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엔씨소프트 ‘리니지 2M'을 비롯해 넥슨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등 이용자들 사이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정확한 확률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회사들은 “확률 정보 모두 공개는 영업비밀“이라면서 확률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RPG장르 특성상 확률형 아이템은 성공한 경험이 있고, 마케팅 비용 감소 효과까지 보장되는 고성장 수익구조로, 인지도가 높고 유저층을 확보한 기존 IP를 활용해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게임도 자체 IP개발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대형 수출국 반열에 올라선 만큼 국내 게임사들도 위기의식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기존 유저층 확보, 마케팅비용 절감 효과에 더해 실패할 확률이 적어 IP 우려먹기 행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는 확률형 아이템 구조가 과하게 적용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메이저게임사들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이 적용된 과금형 시스템의 덫에 걸려있다. 이미 이 시스템을 세게 적용을 했기 때문에 최소 매출을 유지해야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하면 더했지 줄이기 힘들다. 중국의 경우 우리보다 게임 장르가 다양하다. 중국은 유럽, 미국 등까지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게임을 개발하기에 확률형 아이템 시스템이 심하지 않다. 확률형 아이템을 세게 적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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