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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당국 눈치 안 본다" 점포폐쇄 이어가는 은행들…상반기 40곳 사라져

디지털전환·코로나 영향에 축소 불가피

2021-03-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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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제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점포 폐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만 40여곳이 없어질 전망이다. 
 
22일 하나은행 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6월21일 구리지점을 비롯한 지점 6곳과 출장소인 현대모터 금융센터 IKP 1곳 등 총 7곳을 인근 영업점으로 통폐합한다. 지난 1월 동부이촌동(출장소), 역삼동지점과 2월 회현동점(출장소)을 정리한 것까지 포함하면 올 들어 영업점 9곳의 문을 닫거나 폐쇄를 결정했다.
 
다른 은행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국민은행은 서잠실지점 등을 포함해 20곳의 영업점(영업점 19곳·출장소 1곳)을 없앴다. 신한은행은 원효로·함춘회관·신한PWM해운대센터지점, 서울상수도사업본부(출장소) 등 4곳의 영업점을 폐쇄했다. 이달 29일과 내달 1일에는 삼선교지점, 경기도청(출장소)을 없앨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전달 분당정자지점을 폐쇄했으며, 5월부터 6월까지 순차적으로 삼성증권 삼성타운영업점 등 4개 출장소를 정리한다.
 
올 상반기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서 정리되는 영업점 수는 40곳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 222곳 폐쇄보다는 규모와 속도가 줄었지만, 38곳을 정리한 2019년 보다는 많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이달부터 강화된 점포 폐쇄 규정 적용을 약속한 상태다. 효율성만 앞세우다가는 금융 약자의 접근성을 크게 떨어뜨려 불편을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부전문가 참여 사전영향평가 실시 △점포 폐쇄일 최소 3개월 전 고객 통지(2회 이상) △금융감독원 영업점 신설·폐쇄 현황 정기 공시 등이 신설됐다.
 
그러나 은행들은 까다로워진 절차를 크게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실제 점포 폐쇄 규정이 처음 도입된 2019년 6월 이후 은행들의 감축 속도는 되레 빨라지기도 했다. 규정만 지키면 된다는 분위기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업권에서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흐름에 더해 코로나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면 영업망 감축과 관련해서는 민감성이 예전 같지 않다 평가가 많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3개월 사전안내, 외부전문가 참여 등 강화된 규정 내에서 폐쇄 진행을 앞두고 있어 임의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시피 하다"면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영업망 축소가 불가피한 점이 크다"고 해명했다.
 
대면 영업 채널을 마냥 접을 수만도 없기에 효율화에 대한 고민도 깊어진다. 이 때문에 주요 지역별로 영업점을 묶는 거점영업체계 도입이 늘고 있다. 신한은행의 '커뮤니티', 국민은행 'PG 2.0', 우리은행 '같이그룹', 하나은행 '콜라보그룹' 등이다. 여기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가상 영업점인 디지털영업부를 신설했고, 올해는 3부 체제로 확대 개편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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