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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저탄소 경영 잰걸음…기업은행, 적도원칙 가입 추진

하나·우리·농협 등도 올해 동참 예고…녹색성장 중심 글로벌 PF시장 변화 대응

2021-03-2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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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올해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행 원년을 맞는 데다 전달 미국이 협약에 복귀하면서 은행들이 저탄소 성장을 위한 투자원칙 내재화에 속도를 낸다. 은행 계열 지주사들도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위한 별도의 이사회 신설을 주요 안건으로 삼아 새 기준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ESG경영체계 구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내고 관련 협약과 인증 도입을 지원할 외부자문을 요청했다고 24일 밝혔다. 여기에는 적도원칙 가입을 비롯해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 에너지경영시스템(ISO50001), 탄소경영방법론(PCAF·SBTi) 등 국제표준을 구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제 규격에 맞는 ESG경영 관리 인프라 구축으로 체계적 운영을 위한 것"이라면서 "관리 방법을 정의한 ISO(국제표준화기구) 표준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도원칙은 환경 파괴 등의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개발사업에는 금융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글로벌 금융사 간 자율 협약이다. 미화 1000만달러 이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5000달러 이상 기업 대출에 적용한다. 단순 협약에 그치는 게 아니라 PF, 인수금융 프로젝트 진행 시 관련 규정 리스크를 별도로 분류해야 해 기업금융투자(CIB)·리스크관리 등 유관 부서의 내부 프로세스를 새롭게 잡아야 하는 작업이 뒤따른다.
 
여기다 세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을 주도하는 씨티, HSBC 등 글로벌 은행들이 원칙으로 삼고 있어 관련 시장 확대를 노리는 국내 은행들에겐 피할 수 없는 기준이 됐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10월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가입했으며 지난 2월에는 국민은행이 가입을 마친 상태다. 농협은행이 이달 가입 추진 계획을 밝힌 가운데 하나·우리은행도 올해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녹색성장 활성화를 위한 자금 수혈도 늘었다. 올 들어 국민·하나·우리·기업·전북은행 등 5개 은행에서 3조5200억원에 달하는 ESG채권을 발행했는데, 이미 지난해 2조원(국민·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및 신한지주(055550)) 규모를 넘어섰다. ESG경영 공시 등 후속 절차가 따르지만 지속가능 경영을 강화의 이미지 제고 효과와 자금 조달의 다양성이라는 이점을 챙길 수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저탄소 성장 투자원칙 관련해서는 마케팅 수단에 지나지 않다는 시각도 많았다"면서 "코로나 이후 관련 대출 시장이 본격화를 예상해 선제적으로 관련 기준을 내재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계열 지주사들도 저탄소 경영 내용을 실천하는 이사회를 신설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신한금융은 ESG전략위원회를, 하나금융지주(086790)우리금융지주(316140)는 각각 지속가능경영위원회,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한다. KB금융은 지난해 ESG위원회를 출범한 바 있으며, 농협금융지주는 이달 초 관련 위원회 설립을 정관에 명시했다.
 
은행들이 저탄소 경영을 위한 투자 원칙을 약속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은행도 적도원칙 가입 추진으로 ESG경영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020 대한민국 중소기업 규제혁신 대상 시상식'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개회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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