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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 첫 주총 키워드…'새로운 시대로의 전환'

정몽구 회장, 그룹 경영에서 공식 퇴장하고 여성 사외이사 대거 선임

2021-03-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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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린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주총회는 새로운 시대로 전환을 뚜렷하게 드러낸 자리가 됐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고 미래모빌리티 전략을 담당하는 상무급 임원이 자리를 채웠다.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여성 사외이사를 줄줄이 선임했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안도 통과됐다. 
 
현대차는 24일 오전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주주 안전과 편의를 고려해 사전에 신청한 주주를 대상으로 온라인 생중계가 진행됐다. 건물 입구와 주총장 입구에 발열체크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식 체온계가 사용됐다. 주주 이동 동선과 일반 직원 동선을 분리했고 주주 별도 대기공간을 마련해 접촉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현대차는 이날 주총에서 하언태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고, 장재훈 사장, 서강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사상 첫 여성사외이사인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를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이 부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항공우주공학 분야 전문가다. 지난 2019년에는 국내 교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항법학회 이사로 선출됐으며, 한국 항공우주학회 여성 최초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대차가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사진/현대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안건도 의결됐다. 이날 주총에서 한 주주는 “현대차에서 ESG에 발빠르게 대응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면서 “형식만이 아니라 내실있는 개선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를 바란다”고 발언했다. 다른 주주는 “항공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에 선임하는 등 현대차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신사업 추진이 가시화되는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올해 중점 목표로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 △품질 경쟁력 제고 △중국 사업 재도약 기반 마련 △미래성장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제시하면서 올해를 턴 어라운드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이 올해 중점목표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모비스도 24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주총을 개최했다. 정 명예회장은 임기 1년이 남아있지만 모비스 사내이사직을 사임하면서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정 명예회장은 1970년 현대차에 입사해 1977년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의 초대 사장을 맡았다. 2000년부터 현대차그룹 회장직을 맡으면서 그룹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2월 현대차 사내이사에서 물러났고 3월에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회장에게 넘겨줬다. 10월에는 그룹 회장직을 물려주면서 명예회장에 추대됐다. 정 명예회장은 마지막으로 남은 모비스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나면서 공식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퇴장하게 됐다.
 
정 명예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인 자리에는 사상 처음으로 상무급 임원인 고영석 연구개발(R&D) 기획운영실장이 선임됐다. 직급보다 전문성을 고려한 것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4일 모비스 사내이사를 사임하면서 그룹 경영에서 원전히 물러났다. 사진/현대차
 
현대모비스는 주총에서 김대수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강진아 서울대 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건을 의결했다. 강 교수는 현대모비스의 첫 여성 사외이사이며, 기술경영과 경영혁신 분야에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기아는 22일 주총에서 조화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현대글로비스(086280)현대제철(004020)은 24일 각각 윤윤진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 부교수, 장금주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모두 해당 계열사 기준 최초 여성 사외이사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은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중심의 기술 전문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해 나갈 것”이라면서 “지속성장을 위한 ESG 경영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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