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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중금리 대출, 인뱅보다 시중은행이 더 관심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 무색…"금융 포용 확대" 약속 공허

2021-04-0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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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일반 시중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상품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출범 취지였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인터넷은행은 금융 혁신으로 중금리 대출시장을 열어달라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금융당국에서 정하는 은행 중금리 대출 금리요건은 평균 금리 6.5% 이하, 최고금리 10.0% 미만이다. 대출 여력이 충분하지만 그간 금융거래가 없었거나 기존 금리산정 기준에는 맞지 않는 '씬 파일러(thin filer)'에 대한 공급 등이 중금리 대출로 분류된다.
 
카카오뱅크는 올 들어 3월까지 약 4000억원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취급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은행연합회 중금리 대출 공시에 잡히지 않아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금리 대출 규모 자체가 작고 상당부분이 정책금융이라는 점에서 서민 대출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정의가 모호한 데다 대출 규모가 시중은행보다 적다 보니 취급이 낮게 비치는 경향이 있다"면서 "중금리 대출 중 하나인 사잇돌 대출 등으로 관련 대출을 계속 취급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올 3월까지 총 4000억원의 사잇돌대출과 민간 중금리대출을 공급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사잇돌 대출(정책상품)' 금리는 이날 기준 3.331%~9.033%로 구성돼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공급한 중금리 대출 공급액 1조220억원 가운데서도 사잇돌 대출이 9100억원으로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올 들어 연 6%~10% 미만 금리 취급 비중이 2월 6.8%, 1월 6.1%에 달했다. 케이뱅크는 현재 사잇돌 대출은 취급하지 않는 상황으로 순수 신용대출 취급 비중이다.
 
반면 주요 시중은행은 2월 기준 하나은행이 12.8%를 취급했으며, 신한은행 6.6%, 국민은행 5.9% 수준 대출에 나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리 취급 비중만 놓고 보면 직장인 대출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급여 규모와 빈도가 일정한 이유에서 은행권 직장인 대출은 통상 우량대출로 분류한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대 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제고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구체적으로는 하반기 본격적인 공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더 올 초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대출 상품 부분에서 금융 포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취급이 저조하자 금융당국은 조만간 '가계대출 총량 대비 중금리 대출 비율' 목표 계획서를 받기로 했다. 이르면 이달 주요 내용을 공개할 예정으로 오는 7월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에도 관련 계획서를 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가 올 들어 6%~10%대 금리 대출 취급이 전무하다시피 하고 있다. 사진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 2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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