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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결국 인상된 조선용 후판값

2021-04-12 10:24

조회수 : 9,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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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온 철강사들과 조선사들의 '후판 가격 줄다리기'가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철강사들은 최근 몇 년간 조선업 부진을 고려해 후판 가격을 동결하거나 소폭 인하해왔는데요. 하지만 이번엔 무려 톤(t)당 10만원 수준의 인상을 단행했다고 합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 철판으로 선박을 만들 때 주로 쓰입니다. 가격 협상은 국내 조선 3사의 경우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 두번에 걸쳐서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계약 가격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톤당 최소 10만원에서 최고 13만원 수준까지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유통용 후판의 경우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오르고 세계적으로 공급은 줄면서 계속해서 가격이 올랐지만 조선용은 업황 부진을 이유로 최근 몇 년간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철강사들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습니다.
 
사진/뉴시스
 
특히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크게 오르며 철강사들이 더욱 강하게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 지난해 상반기 톤당 80~100달러 수준이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178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약 1년간 두 배가량 급등한 건데요.
 
중국의 감산으로 세계적으로 공급이 줄어든 것도 가격 인상에 힘을 실었습니다. 중국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근 철강사들에 감산을 지시해왔습니다. 철강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생산을 줄이자 올해 세계 철강 공급은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중국의 고로(용광로) 가동률 또한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철강 주요 생산국인 중국이 주춤하면서 후판을 비롯해 열연, 냉연, 철근 등 철 주요 제품들의 가격은 올해 내내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조선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인상 수준이 가파르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올해 들어 선박 수주가 증가하긴 했지만 조선업 특성상 주문이 곧바로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인데요. 조선사들은 선박을 주문받으면 발주처에 인도하기까지 약 2년여에 걸쳐 계약금을 나눠 받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실적은 1~2년 전 수주 상황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지만 몇 년간 '수주 가뭄'이 이어지면서 올 1분기의 경우 조선사 대부분이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수주가 늘어 일감은 확보했지만 당장 앞으로 내야 할 후판값이 오르면서 마냥 웃지는 못하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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