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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양도세 중과 유예 2달 남았는데…서울 집값 여전히 상승

“양도세 이미 높아 다주택자 퇴로 좁다…집값 상승 기대감도 매물 투척 막아”

2021-04-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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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다주택자 대상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이 2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서울 집값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6월부터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때 양도세 부담이 커진다. 종합부동산세도 올라 집을 마냥 보유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던지고 집값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있었으나, 하락전환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양도세 부담이 이미 높은데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강해 매물이 쏟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매매가격지수는 이달 1주차(4월5일 기준)에 전 주 대비 0.05% 올랐다. 지난해 6월 2주차(6월8일) 이후 44주 연속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서울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지난 1년간 미뤄왔던 양도세율 중과를 오는 6월부터 시행한다. 서울 같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의 경우 기존에는 주택 양도시 기본세율에 10%포인트의 세율이 가산됐고, 3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가 더 붙었다. 그러나 중과 유예가 끝나면 각각 10%포인트가 추가되며 세율이 오른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부담을 무시한 채 갖고 있는 것도 쉽지 않다. 종부세율이 오르면서다. 올해 6월 부과분부터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두 채 이상의 주택을 가진 집주인은 종부세율이 기존 0.6~3.2%에서 1.2~6%로 상향조정된다. 세율 상승에 더해 세금 계산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공시가를 시세의 90%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세부담 증가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려면 슬슬 매물을 던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적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 집계 결과 이달 12일 서울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7333개로, 지난해 같은 날 7만3481개보다 35% 감소했다. 
 
지난해 수준으로 매물이 늘어나지 않는 건, 양도세 부담이 이미 높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 부담이 높아 퇴로가 막혀 있다는 것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다주택자는 지금도 양도할 때 기본세율에 10%포인트 이상의 세금을 더 낸다”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급매가 나올 수 있지만 가격 안정에 큰 도움이 될 정도는 아니고, 지난해부터 예고된 내용이라 팔 사람들은 이미 다 팔기도 했다”라며 매물이 더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여전히 큰 점도 겹쳤다. 지난해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데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재건축 시장이 서서히 끓어오를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호가를 크게 낮춘 ‘패닉셀링(공황매도)’은 아직 나타나지 않는 양상”이라며 “집주인들이 세 부담을 뛰어넘는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집값의 하락전환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간 급등한 전세가격이 매맷값을 받쳐주는 점도 하락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가격이 집값을 받치고 있고, 정비사업 기대감도 있다”라며 “서울 집값은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 없이 현재와 같은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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