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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실탄 두둑한 SK이노베이션, '친환경' 사업 투자 박차

SK루브리컨츠 지분·광구 매각·SKIET 상장 등 3.7조 마련

2021-05-1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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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자회사 지분 매각과 상장 등을 통해 유동성을 대거 확보한 가운데, 친환경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며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에 박차를 가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이날 상장하면서 관심이 모아졌다. SKIET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첫 거래일 '따상' 기록을 내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공모가(10만5000원)의 147%에 해당되는 15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IET 상장을 통해 SK이노베이션에 유입된 구주매출만 1조3475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유동성 마련책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선 2019년 페루 광구 매각 결정으로 확보된 1조2500억원에 이어 지난달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퀴터에 SK루브리컨츠 지분 40% 매각을 통해 1조1000억원의 자금도 마련한 바 있다. 현재까지 마련된 재원만 3조7000억원에 달하며, SK종합화학의 지분 매각 방안도 검토중인 만큼 최소 4조원대의 실탄이 확보될 전망이다. 
 
SKIET 폴란드 LiBS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움직임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이차전지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태원 SK 회장이 주창한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과도 맞닿아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단순히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실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을 넘어, 시장의 공감을 받을 수 있고 지속가능한 사업 목표를 세워 이를 추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알짜 기업' 일지라도 중장기적인 성장성의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전통적인 굴뚝 산업의 비중을 줄이고, 그룹의 차기 성장 동력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배터리 공장 증설 등 친환경 사업의 발빠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달 직접 미국 조지아주 생산공장 설립 현장을 찾아 대규모 투자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아직 1·2공장의 상업 가동이 본격 개시되지도 않은 시점이지만 3·4 공장에 대한 착공 계획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양산이 시작된 헝가리 1공장(연산 7.5GWh)과 중국 창저우 공장(7.5GWh)에 이어 올해에는 중국 옌청과 혜주에 20GWh 생산규모의 생산라인도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총 생산능력은 총 40GWh이 된다. 2019년말 대비 약 4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함께 최근 헝가리에 연산 30GWh 규모의 제3공장 건설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수소 등 미래 에너지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올초 2025년까지 수소 에너지 사업에 18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첫 번째로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이 인천 공장 부지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기로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파이낸셜 스토리의 본격적인 실행 원년인 올해, 신규사업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도 친환경(Green) 중심의 전면적이고 근본적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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