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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희

대어급 IPO 대기중인데…한국거래소 시스템 과부하 해결안 놓고 고심

제도 개선, 신규 상장 종목 별도 처리시스템 도입안 저울질

2021-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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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한국거래소가 거래량 폭증에 따른 서버 지연 사태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더 많은 거래량을 감당할 수 있는 차세대 전산 시스템 구축까지는 앞으로 수개월이 필요한 상황인데 대어급 IPO(기업공개)가 줄지어 예정돼 있어서다. 거래소는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매매를 별도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우선 도입하는 것과 현행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 업체인 SKIET(SK아이테크놀로지) 상장 첫날 매매하려는 투자자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한국거래소 거래 시스템의 지연 현상이 10분 가량 나타났다. 투자자 매매가 순간적으로 폭발하면서 전산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거래소 지연 현상에 따라 일부 증권사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까지도 먹통이 되면서 투자자의 불만이 속출했다.
 
당시 SKIET는 장 시작과 함께 공모가(10만5000원) 대비 100% 급등한 21만원에 시초가가 확정되면서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이후 바로 20%대 급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장 시작과 함께 급등과 급락으로 이어지자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문제는 앞으로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언제든 서버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는 기업공개(IPO) 대어급의 해로 꼽힌다. 현재 SKIET 뒤를 이어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낸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과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장외시장에서 시가 총액이 25조원에 육박한다. 상장 시 기업가치는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공모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해결책으로 꼽히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은 오는 2023년 1월 예정이다. 차세대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매매를 별도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다. 이번처럼 SKIET의 매매가 몰릴 것을 대비해 시스템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수가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시스템 구축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행 제도나 시스템 캐파(CAPA)로는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면서 “신규 상장기업의 호가가 폭주할 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증권과 코스닥 제도팀, 그리고 시스템 파트와 함께 앞으로 신규 상장 기업을 대비한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면서 “시간과 비용이 걸리더라도 신규 상장 종목을 별도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우선 도입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거래 시스템이 10분간 지연됐다. 사진/신송희 기자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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