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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낙지 왜 비싼가 봤더니…경쟁 막은 인천수산물협회 '덜미'

수입 활낙지 도매가 협회가 '결정'

2021-05-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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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수입산 활낙지의 도매가격 경쟁을 막은 인천수산물수출입협회가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특히 해당 단체는 수입업체인 회원사들의 활낙지 수입 횟수를 제한하거나 특정 기간 동안 수입을 중단시키는 등 경쟁 질서를 저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단체금지행위를 한 인천수산물수출입협회에 대해 시정명령(향후 행위금지명령·구성사업자 통지명령) 및 과징금 총 1억1500만원을 부과한다고 1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인천수산물수출입협회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2020년 2월 사이 활낙지 도매가격을 결정해 회원사인 활낙지 수입업체들에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이른바 창고단가를 준수하도록 강제했다.
 
협회는 활낙지가 수입되는 당일 오전 10시 회의를 열고 창고단가를 정하는 식이었다. 지난 2015년 8월 설립된 인천수산물수출입협회는 중국산 활낙지 수입업을 영위하는 21개 사업자로 구성된 단체다. 국내 유통되는 수입 활낙지 대부분은 중국산으로 업체 대부분이 협회 소속이다.
 
특히 회원사로부터 활낙지를 구매한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소매업체에 공급하는 활낙지 가격인 유통단가를 결정했다. 유통단가는 창고단가에 1kg당 1000원 이상을 추가하도록 했다.
 
회원사의 활낙지 수입 중단 기간과 횟수도 통제했다. 협회는 지난 2017년부터 2018년에 걸쳐 중국 수출업체의 가격 인상 요구에 대응할 목적으로 특정 기간 회원사들이 활낙지를 수입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또 회원사들의 활낙지 수입 횟수를 기존 주 3회에서 주 2회로 축소한 사례도 있었다.
 
회원사와 비회원사의 수입용 컨테이너 공동 사용을 금지하거나 활낙지 수입권 공매 투찰 물량도 정했다. 2015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회원사들이 비회원사인 활낙지 수입업체들과 산소 공급, 수온 조절 등 특수 장치들이 설치된 수입용 컨테이너를 함께 이용하지 못했다.
 
2018년부터 2019년 사이에는 활낙지 저율 관세율 할당 물량(TRQ·Tariff Rate Quota) 수입권공매에서 회원사들의 예상 투찰물량을 사전 조사했다. 예상 투찰물량의 합계가 당해 수입권공매의 입찰물량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회원사가 투찰물량을 축소하도록 지시했다.
 
TRQ은 일정 물량만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초과하는 물량에 기본 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중국산 낙지의 TRQ는 연간 총 6100톤으로 협정 관세 0%를 적용받는다.
 
인민호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총괄과장은 "활낙지 수입 업체 대부분이 속한 사업자단체가 지속적으로 도매가격을 결정하는 등 관련 시장의 경쟁을 제한한 행위를 적발·시정했다"며 "사업자단체가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관련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활낙지 도매 가격 담합을 주도한 인천수산물수출입협회에 시정명령과 1억1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수산물가게 상인이 낙지를 검정봉지에 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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