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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유동성 위기 직면한 LCC…2분기도 '생존경쟁'

4개 LCC 1분기 2400억원 적자…부채비율 700~1800%

2021-05-2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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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으면서 자본잠식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2분기에도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여 항공사들의 자본금 확충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4개 LCC들은 지난 1분기 2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1378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확대됐다. 제주항공이 873억원, 진에어가 601억원, 에어부산이 472억원, 티웨이항공이 45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액은 제주항공이 418억원, 진에어가 439억원, 에어부산이 319억원, 티웨이항공이 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8%, 69.5%, 66%, 76.4% 감소했다. 4개 LCC들의 매출 합산액은 1529억원으로 영업손실액 보다 더 적은 수준이다.  
 
 
특히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의 경우 자본잠식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자기자본)가 자본금보다 적어진 상태를 말한다. 자본잠식이 계속 진행돼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국토부는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자본금이 마이너스가 되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경우 상장폐지되고, 항공운항증명(AOC) 효력도 정지된다. 
 
1분기말 기준 LCC들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큰 곳은 진에어다. 진에어의 총부채는 464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794%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359%와 비교하면 1435%포인트 증가했다. 부채 규모는 동기간 5142억원에서 497억원 줄었지만 자기자본이 1432억원에서 259억원까지 쪼그라든 데 따른 결과다. 에어부산의 부채비율도 1750%로 진에어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1분기 2064%에서 314%포인트 개선됐다. 
 
제주항공의 총부채는 966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439%보다 226%포인트 늘어난 705%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 총부채는 612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887%를 기록해 전년 동기 352%에서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사모펀드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로부터 8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통해 자금을 수혈해 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난 상태다. 
 
문제는 2분기에도 코로나19 인한 영향에서 크게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LCC들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개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녹록치 않다. 국제선 길이 막히면서 국적항공사들이 일제히 국내선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수익성 악화의 대표적인 요인에 해당된다. 
 
이에 LCC들은 유상증자나 영구채 발행 등의 방안을 놓고 고심중이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조속한 금융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초 '항공산업 코로나 위기 극복 및 재도약 방안'의 일환으로 2000억원 수준의 자금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여전히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유동성 위기가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하반기에는 부분적으로 국제 노선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면서 "이 같은 기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국토부과 총리실 등과 협업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트래블버블 성사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LCC에 대한 지원책으로 발표했던 2000억원 규모의 자금도 더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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