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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석유의 종말)③오스테드, 10년만에 해상 풍력 '세계 대표' 도약

2010년 대비 86% 탈탄소화·전체의 98% 재생가능에너지 전환

2021-05-3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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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국가 미래 에너지 산업의 주요 먹거리로 '해상풍력'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해상풍력 발전 규모 12기가와트(GW)에 도달, 전세계 해상풍력 5대 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하에 산업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같은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민관 차원의 협력이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덴마크 오스테드는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덴마크 안홀트 지역에 설치된 오스테드 풍력발전. 사진/오스테드
 
덴마크 국영 해상풍력 및 에너지 기업인 오스테드는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기업이다. 10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에너지 생산 기반의 85%를 화석연료가 차지할 만큼 유럽에서 가장 화석 연료 집약적인 사업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오스테드는 현재 2010년 대비 86%의 탈탄소화를 이뤘으며, 전체 에너지 발전의 98%를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했다. 
 
변화의 바탕에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회사의 강한 의지와 유럽 각국 정부의 지지라는 두 가지 동력이 있었다는 게 오스테드 측의 설명이다. 즉 오스테드는 민관 파트너십이 '탄소중립' 달성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강력한 정책적 의지와 투자가 뒷받침 됐으며, 이를 통해 수익성 있는 에너지원으로서 해상풍력의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즈 니퍼 오스테드 대표는 지난 28일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사전 행사로 진행된 녹색기술 특별세션에서 "이것(오스테드에서 일어난 변화)이 가능했던 것은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등의 정부들이 우리에게 협력과 신뢰를 주었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우리의 변화를 지지하며 예측가능한 가격과 올바른 규제 체계를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했기에, 우리는 미래에 필요한 투자를 진심을 다해 실질적인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방식은 믿을 수 없도록 잘 작동했고, 오스테드 같은 기업과 정부 사이의 파트너십이 실제로 사람들이 감히 꿈꿀 수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오스테드는 해상풍력이 전략적인 탄소중립 달성의 수단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가격경쟁력을 꼽았다. 10년전만 하더라도 해상풍력 발전을 통한 전력 가격은 수용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스테드는 목표 수립 6년만(2016년)에 이미 시간당 100유로를 밑도는 전력 가격을 이뤄냈다. 석탄이나 원자력보다 저렴한 생산 방식이 된 것이다. 
 
그 바탕에는 기술력이 있었다. 실제로 오스테드의 엔지니어링 경쟁력은 태풍, 지진 등 자연환경이 열악한 지대에서도 검증됐다. 대표적인 지역이 대만과 일본이다.
 
오스테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가운데 처음으로 대만에 포르모사(Formosa)1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했으며,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한 'Greater Changhua 1&2 a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대만의 친환경에너지 전환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또 지난해 3월 도쿄전력과 합작회사인 ‘조시 해상풍력발전단지 K.K.'를 설립하고 지방 정부와 협력 아래 일본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후 지난 27일에는 합작회사를 통해 일본 ‘신재생에너지를 위한 지바현 조시시 앞바다 해역 활용’에 대한 입찰서를 일본 경제산업성과 국토교통성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2019년 법인을 설립하고, 포스코, CS윈드, LS전선, 효성, 삼강엠앤티, 현대스틸산업, EEW코리아 등 국내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적극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인천시 해안에서 최대 1.6GW 규모의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14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와 연간 400만MT의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테드가 대만의 O&M 경쟁력 향상을 위해 영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오스테드
 
오스테드는 향후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공적인 확장을 위해서는 '선진화된 기술·노하우 체득'과 '인재육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만의 현지 기술자들을 영국으로 보내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 것도 이 같은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영국은 10GW 이상의 설치 용량을 갖춘 세계 최대 해상풍력 시장으로 유럽에서 가장 발전된 해상풍력 운영·관리(O&M) 기반을 갖춘 지역이다. 오스테드는 대만의 향후 재생 에너지 성장 수준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영국에서 올해 말까지 교육을 받고 돌아오는 대만 기술자들을 향후 25년에서 30년 동안 활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기술과 전문 지식을 습득할 것이라는 게 오스테드 측의 설명이다. 
 
한편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해상풍력 산업에서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말 별도의 대표이사 직속 풍력사업실을 신설했으며, SK건설과 포스코는 부유식 해상풍력 모델 개발에 나섰다.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한국서부발전, 전남개발공사와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발전 사업’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발전 용량 400MW 해상풍력발전사업(약 2조원 규모)에 본격 돌입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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