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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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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AZ 공포가 얀센 접종을 방해하는 과정

2021-06-19 03:00

조회수 :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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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토요일에 동네 병원에 얀센 백신을 맞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별로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했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동네 병원이었기 때문에 백신 맞으려고 모여든 온 동네 사람을 의료 인력 1명이 다 주사놔주는 상황이었습니다.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줄을 보면 엄청 짧은 얀센 줄이 따로 있고, 아스트라제네카(AZ) 등 다른 한 줄이 따로 있었지만 단 1명이 책임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청년인데 정확히 의사라고 부르는 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AZ 줄은 층을 달리해서 늘어서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앞의 앞에서 백신 맞으러 들어간 할머니가 그 주사 인력에게 뭔가 문의를 하는 겁니다. 그 인력은 주사 맞기 전에 문의할 거 있으면 하라고 하긴 하지만, 들려오는 말들을 들으니 좀 그랬습니다.

말하자면 할머니는 AZ 말고 얀센을 맞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주사 놔주는 사람은 자신들이 임의로 해줄 수 없을 뿐더러, 얀센 잔여 백신을 노리더라도 기존 대상인 예비군과 민방위 등이 우선이지, 할머니가 후순위로 밀린다는 점을 거듭 설명했습니다.

그 시간은 몇 분이었지만, 제 차례가 되서 주사를 맞으러 들어가서 주사 놔주는 사람이 단 1명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현재까지도 오만 생각이 다 듭니다.

① 몇 분이라도 안해도 될 시간 낭비를 한 것이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①-1 : 그 몇 분 동안의 문의가 거듭되면 주사 놔주는 사람의 피로가 누적되서 실수할 가능성이 올라갈 것입니다. 사람들이 쓸데없이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늘어갈 것입니다. 

② 디지털 소외 계층의 문제도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Z든 얀센이든 잔여백신은 모바일 등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합니다. 전화로 하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화의 특성은 사람이 몰릴 경우 사실상 먹통이 된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유튜브 시청이 활성화됐어도 노인들의 입장에서는 잔여백신을 디지털을 통해 얻는 과정이 번거로울 것입니다. 더군다나 잔여백신은 청년층에게도 평소보다 더 철저한 디지털 활용을 필요로 하는 마당이니까요.

②-1 : 하지만 ②는 백신 선택권이라는 원론적인 측면을 한 번 생각해봤을 때나 성립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AZ를 맞겠다고 할거면 얀센 잔여백신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정부가 디지털 소외 계층 문제에 역점을 두고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죠.

③ 그래서 제가 주변에 저 일을 두고 이야기할 때 바로 나온 말이 이런식이었습니다. "AZ가 무서우면 맞질 말든가, 왜 (생뚱맞게, 그리고 통상적인 경로도 안 통하고) 얀센을 요구하느냐"

④ 오늘 갤럽 조사에는 AZ 신뢰도가 55%로 5월보다 15%P가 늘어났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세 내지 전반적인 흐름에 편승하려는 한국인들의 기질이 이번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혈전 관련 때문에 앞으로 소폭 떨어질 가능성은 있겠습니다.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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