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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의 '눈')중국의 도 넘은 한국 베끼기

2021-06-2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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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겸손하면서도 신뢰감이 들며 존경스러운 중국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이 국제여론을 주도해야 한다"며 공산당에 주문한 내용이다. 애석하게도 시 주석의 바람과 달리 밖에서의 중국 이미지는 뻔뻔하면서도 신뢰감이 들지 않으며 존경스럽지 않다. 
 
중국이 박수받지 못하는 배경에는 과도한 모방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전자업체의 '한국산 베끼기'가 도를 넘었다. 특허·상표권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몰상식한 행동이 주를 잇는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는 최근 신제품 'V21 5G' 모델의 동남아시아 출시를 알리는 페이스북 홍보물을 올리며 방탄소년단의 약자 'BTS'를 사용했다. 자세히 보면 BTS를 제외한 나머지 글자를 작게 제작한 'Be There Soon(곧 출시된다)'이었지만, 마치 BTS와 협업한 제품인 것 같은 인상을 풍기게 했다. 
 
맥도날드가 BTS 세트를 내놓은 이날 비보는 자사 트위터에 맥도날드를 태그하고 'BTS를 빌려달라'는 문구까지 올렸다. 논란이 들끓자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지난해 10월 BTS가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한미 양국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하자 자국 희생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BTS 제재에 나섰던 중국이었다. BTS가 계속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되려 이에 편승하려는 마케팅을 벌인 것인데 이 정도면 철면피도 이런 철면피가 없다. 
 
전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행사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1이 열린 지난 1월도 잊을 수 없다. 중국 업체 스카이워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제품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며 LG전자의 롤러블 TV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했다. 업계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CES 정식 행사 영상에서조차 불법을 저지른 것을 두고 관계자들은 혀를 내둘렀다. 국내 상식으로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은 최근 김치·한복 등 국내 고유문화가 자국에서 기원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들의 문화적 자신감을 표출하려는 '문화공정'의 하나다. 최근 잇따른 중국업체의 도용 사례를 보고 있자면 그 원인 모를 자신감의 배경에 원작을 인정하지 않고 신경 쓰지 않는 무지·편협한 사고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하다.  
 
김광연 산업1부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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