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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탄핵하겠다는 강제노역 피해연합 어떤 곳일까

2021-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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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앞은 판사 탄핵 구호로 떠들썩했습니다. 이날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정의구현 전국연합회는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노역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각하한 김양호 판사 탄핵 운동을 선언했습니다. 법원에 항소장도 접수했습니다. 이들은 이후 국회를 상대로 김 판사 탄핵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를 이끄는 장덕환 회장은 재판부마다 달라지는 일제 피해 관련 사건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지난 15일 "위안부 측에서 재판부에 재산명시 신청을 하자 받아주었는데, 우리 징용 재판부는 각하하는 것을 보니 판사 성향에 따라 판결 내용이 좌우되는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사법 불신을 사법부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며 "김양호 판사는 친일파인지 매국노인지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헌법은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고 규정합니다. 법관 개개인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장 회장도 이점을 잘 알지만, 지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형성된 법리가 하급심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  부정된 점에 대한 불만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 분은 어떤 분이고, 단체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했습니다. 22일 찾은 사무실은 소송 준비 서류로 가득했습니다. 그가 이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는 올해로 6년째라고 합니다.
 
장 회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아들입니다. 아버지는 함경북도 탄광촌에서 일 하시다 도망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피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자료가 없어 소송은 포기했습니다. 대신 2015년부터 다른 피해자 1004명을 모아 5건의 소송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번에 각하된 소송입니다. 소송 비용은 본인 사비로 대고 있습니다.
 
그가 주장하는 회원 규모는 20만~30만명입니다. 갖고 있는 피해자 자료만 20만명분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제각기 운영되던 수많은 피해자 단체들을 소송 참여 형식으로 규합해왔습니다.
 
장 회장이 이번 각하 결정에서 가장 분노한 지점은 사법부의 월권이었다고 합니다. 판사가 법리를 따지는 데 머물지 않고 안보와 외교를 논하는데다, 국제사법재판소 패소 가능성을 예단했고, 한강의 기적이 일본 돈 때문이라는 논리가 기막히다는 이야기입니다.
 
힘들게 준비한 소송이 각하된 점도 괴롭지만, 이 단체가 '이상한 곳' 아니냐는 시선을 받는 점도 억울하다고 합니다. 사회적 갈등이 있을 때면 집회를 여는 어르신의 모습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아 오해를 산다는 이야기입니다.
 
장 회장은 유족들이 들이는 시간과 노력, 비용을 생각해서 '집단소송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이어갔습니다. 개별 기업의 사과와 배상을 받아낸 중국과 달리, 한국 정부는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번주 인터뷰 기사로 소개하겠습니다.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정의구현 전국연합회가 14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김양호 판사 탄핵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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