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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캠프 '톺아보기')①이낙연, 전문가들 "'친문' 중심 한계…시대정신 담아내야"

'중진' 중심으로 상층부 구성…"2030 민심 읽을 참모진 안보여" 평가

2021-07-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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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필연 캠프'가 '친문'과 '호남', '언론'을 키워드로 구성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경선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주자와 밀접한 사람들이 모인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인물 중심으로 구성된 캠프로는 '확장성'과 '민심'을 따르는 데는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2일 <뉴스토마토>가 이 전 대표 캠프의 인적 구성과 정책에 대해 정치평론가들의 의견을 물은 결과 당내 '친문'의 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역대 대선 후보들의 캠프의 면면을 보면 본인과 가까운 지연·학연 중심으로 짜이는 게 일반적인 구도"라며 "캠프의 구심점을 탄탄하게 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기 때문인데, 이는 이 전 대표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후보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원장은 "이런 구성이 캠프의 단결력을 강화하는 데는 좋을지 몰라도 확장성이라는 측면, 즉 민심에 부응하는 데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이 전 총재도 서울 법대 출신의 엘리트 중심으로 캠프를 꾸렸더니 오히려 서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얘기다. 최 원장은 "기존 지지 기반 중심으로 캠프를 구성하면 요즘 시대정신에 취약할 수 있다"며 "이 전 대표 캠프에 젊은 20·30세대의 민심을 읽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대응하는 참모진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친문' 중심 구성도 한계점으로 꼽혔다. '친문'의 틀 속에서 갇혀 이 전 대표 자기만의 색깔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무엇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기만의 브랜드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후보는 자기 정치를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도 "정치적 경험이 많은 3선·4선 중진 중심으로 캠프 상층부가 구성되는 것은 상당히 문제"라며 "과거에는 통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안 좋다"라고 비판했다. 정치 공학적으로 능숙하게 기존의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선거 전략을 짜면 새롭게 형성된 프레임과 민심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5월 광주 조선대학교 경상대학 이주현관에서 열린 '청년의 삶을 지켜주는 나라' 광주·전남 대학생·청년 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아직은 당의 공식적인 선거 캠프가 아니고 지금은 예비캠프이기 때문에 지인들 중심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라며 "이 전 대표 주변 인물 중심으로 구성하는 건 당연하다"라고 했다.
 
다만 정책면에서는 "캠프가 국민이 공유하고 있는 시대정신을 잘 압축해내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라며 "아직까지 정치적 화두를 던지고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공약으로 국민 피부에 와닿는 것 같지는 않다"라고 했다.
 
특히 캠프 구성에서부터 '당심'을 중점에 둔 것이 가장 큰 오류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최진 원장은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 경선 승리를 판가름한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민심을 바라보고 가면 당심은 당연히 따라오게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역대 최연소 국민의힘 당 대표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선출된 것도 이런 맥락과 닿아 있다는 게 최 원장의 지적이다. .
 
나아가 최 원장은 "캠프 조직이 당심에 맞춰 '친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민심에 맞춰 20대의 젊은 인재를 영입해 중책을 맡기는 방식으로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라며 "여성이나 부동산 등 다양한 정책에 맞춰 파격적으로 캠프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 카페에서 서울권 대학 언론 연합 청년기자단 간담회에 앞서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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