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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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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입니다.
(영상)(대선주자캠프 '톺아보기')②이재명, 성남경기·친노비문·시민사회로 '공정사회' 만든다

'이재명 돌풍' 이끈 김용·정진상·김남준 등 성남·경기라인

2021-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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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잠룡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선 주자들은 출마 전부터 자신들의 맨파워를 바탕으로 각자 캠프를 구성해 세력화에 나섰다. 캠프 구성은 크게 주자들이 자신의 정치 행보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정책을 보좌할 전문가 집단으로 나뉜다. 여권 캠프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의 분화 구도를 엿볼 수 있는 반면, 기존 친이·친박 계파가 허물어진 야권은 의원과 주자 간 친소관계에 따라 합종연횡하는 모습을 보인다. <뉴스토마토>는 내년 3월9일 대선을 앞두고 여야 주자들의 캠프에 참여하는 인적 구성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과 정책비전을 가늠해 볼 예정이다. 여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를 시작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범야권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등의 캠프 인적 구성과 비전을 파헤친다. <편집자주>
 
'변방 장수'를 '여권 1위 대선 주자'로 만든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선행을 돕는 사람들은 이 지사를 정무적으로 보필한 성남·경기라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등 친이재명계와 친노·비문계, 이한주 경기연구원장 등 시민사회 전문가집단으로 나뉜다. 이 지사의 선거캠프 명칭은 '열린캠프'다. 개방·수평·포용적 인적 구성을 표방한다는 뜻이다. 이는 선거캠프가 학연이나 지연보다는 '이 지사의 정책기조에 얼마나 공감하느냐', '어떻게 정책의제를 달성할 것이냐' 하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꾸려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공정사회 구현' 공감한 성남·경기라인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무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이었던 이 지사가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하도록 설계한 참모로는 성남·경기라인이 첫 손에 꼽힌다. 이들은 이 지사의 '공정사회' 철학에 공감해 그의 그림자를 자처했다.
 
우선 김용 전 경기도청 대변인은 이 지사에게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과 6·13 지방선거에 도전할 것을 조언한 최측근이다. 그는 성남에서 이 지사와 시민사회 활동을 함께 했다. 이 지사가 시장일 땐 시의원로서 시정을 도왔다. 이 지사가 19대 대선 경선 후보일 땐 정치권 안팎에서 지지세력 규합을 주도했다. 김 전 대변인은 열린캠프에서도 전체 살림을 맡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019년 12월15일 김 전 대변인이 4·15 총선에 출마하고자 개최한 출판기념회에 직접 참석, "김 전 대변인은 제 분신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출마선언 영상 캡처
 
다른 복심은 정진상 전 도청 정책실장이다. 정 전 실장도 이 지사가 시민활동을 할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성남시청부터 도청까지 줄곧 이 지사를 보필했다. △조계원 전 정책수석 △김남준 전 비서관 △오상수 언론행정팀장 △조영민 경기도중앙협력본부장 등도 이 지사가 변방 장수일 때부터 호흡을 맞춘 측근들이다. 
 
도청과 산하 기관의 주요 직책자를 보면 이 지사의 인맥지도를 그릴 수 있다. △이재강 도청 평화부지사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17대 의원) △김기준 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19대 의원) △제윤경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20대 의원) 등은 대선과 지선 등 주요 고비마다 이 지사를 도왔다. △이우종 경기아트센터 사장 △이영진 경기문화재단 본부장 △장형철 경기연구원 부원장 △성준후 전 경기도청소년수련원 본부장 △정종삼 전 경기미래교육캠퍼스 본부장 등도 이 지사와 주요 선거를 함께 치르며 전략·조직을 맡은 측근이다. 
 
김재용 경기도 정책공약수석(한양대, 한총련 1기 의장)과 강위원 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전남대, 한총련 5기 의장), 정의찬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조선대, 남총련 5기 의장) 등은 운동권 출신이다. 법조계 출신으로는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백종덕 변호사(가짜뉴스대책단장) △김지예 도청 공정국장 등이 있다. 언론계 출신은 △김홍국 도청 대변인 △하재천 도청 언론특보 △최웅기 도청 방송특보 △이용호 도청 신문팀장 △김상호 경기콘텐츠진흥원 본부장 등이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인생 꼬였다'는 정성호와 친노·비문계
 
여의도로 눈을 돌리면 친이재명계가 있다. 민주당 정성호·김영진·김병욱 의원은 친이재명계 핵심으로 분류된다. 정 의원은 이 지사와 사법시험 28회 동기다. 19대 경선 당시 이재명캠프 총괄본부장을 했다. 열린캠프에선 특보단을 총괄, 매일 상황회의에 참석, 경선 현안을 챙기고 있다. 정 의원은 사석에서 "사법연수원 때 이 지사가 인권변호사 하자고 꼬드겨서 인생이 이렇게 꼬였다"라고 농담하며 이 지사와 동지애를 드러냈다. 
 
중앙대를 나온 김영진 의원은 이 지사가 가장 아끼는 동문 후배다. 김 의원은 2017년 경선 땐 이재명캠프에서 조직·정책을 총괄했다. 열린캠프에선 상황실장을 맡았다. 김병욱 의원은 이 지사와 함께 시민활동을 했고, 2010년 지선 땐 이 시장 측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김 의원은 정계입문 과정에 관해 "이 지사가 험지 분당에서 지역을 위해 헌신하면서 기반을 닦으라고 조언했다"며 이 지사에 대한 고마움을 밝힌 바 있다.
 
김남국·민형배·이규민·임종성 의원 등도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이 지사의 중앙대 후배로, 이른바 '조국 사태' 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 옹호한 이력도 있다. 민 의원은 지난 1월 호남지역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이 지사 지지를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이 의원은 기본주택 도입에 관한 법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이 지사의 정책의제를 입법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임 의원은 2017년 경선부터 이 지사를 지지했다.
 
친이재명계를 포함해 열린캠프에 직간접으로 참여한 의원들은 40명 정도다. 이들의 계파를 따진다면 친노·비문계로 볼 수 있다. 우선 캠프 총괄본부장인 조정식 의원과 이수진(비례대표)·이해식 의원 등은 이해찬계로 분류된다. 박홍근(비서실장)·천준호(비서실 부실장)·박상혁(홍보) 의원, 김우영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정무특보단장) 등은 박원순계로 꼽힌다. 박찬대(수석대변인)·박성준·전용기·홍정민 의원 등 대변인단도 초·재선 중심으로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을 선임했다. 지난 14일에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중진 우원식 의원도 이 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으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됐다. 우 의원은 민평련계로 꼽힌다.
 
캠프 후원회장에 참여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를 위촉한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를 전국단위 지지조직 민주평화광장의 발기인으로 삼은 것도 친노 지지층에 구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현권·유승희·이종걸 전 의원도 이 지사를 돕는다. 김 전 의원은 민주평화광장 경북지역 상임대표를 맡았고, 유 전 의원은 서울지역을 이끌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017년 경선부터 이 지사를 지지했다. 
 
다만 열린캠프 측은 캠프 구성을 친노·비문계로 규정하는 데 불편함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15일 정성호 의원은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 "이 지시나 제가 비문, 심지어는 반문이라고 말하는 데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이 지사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결국 본선에서 이기는 게 문 대통령의 성공이자 정권재창출이라 생각한다면 함께 해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한편 경기도정 책임자로서 코로나19 방역 등 도정현안도 챙기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3일에도 수원시 도청에서 '코로나19 대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4차 대유행이 심각해지면 전면봉쇄로 갈 수밖에 없다"며 "방역수칙을 엄격히 준수해달라"고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이한주·강남훈·최배근·이종석 등 후방지원
 
이 지사의 정책 브레인으로는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이 원장은 기본소득과 기본시리즈 등 이 지사의 주요 정책을 총괄한다. 이 원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일 때 가천대 교수로 재직, 인연을 맺었다. 둘은 성남에서 청년배당 정책을 시도하며 기본소득의 이론적 토대를 만들었다. 2016년 10월엔 다니엘 라벤토스(기본소득스페인네트워크 대표)의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를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이 지사가 민선 7기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 공동 인수위원장을 했다. 이 원장은 특히 지난해 이 지사가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지역화폐 효용성을 놓고 논쟁할 때 조세연을 적극 반박, 이 지사의 후방지원한 바 있다.

이 지사가 제안한 공동수해 복구 등 5대 남북 협력사업, 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지정, 4차 산업혁명 전략 등도 모두 경기연이 사전에 연구·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현가능토록 가다듬은 것들이다.

강남훈 한신대 교수와 문진영 서강대 교수(전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임진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 등도 2017년부터 이 지사를 도운 정책 전문가들이다. 참여정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최배근 건국대 교수 등도 이 지사에게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안보·통일 분야에선 이종석·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우군이다. 이 전 장관은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로, 정책자문을 하고 있다. 임 전 잔광은 경기도의 'Let’s DMZ 평화예술제' 조직위원장을 맡아 측면 지원에 나섰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경기도 국제평화교류위원장에 위촉, 이 지사에게 조언하고 있다.
 
아울러 이 지사는 선거캠프 외에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 민주평화광장,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 공명포럼 등 외곽조직을 잇따라 출범시켜 경선과 대선에 대비한 정책개발과 여론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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