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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전략' 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콘셉트는 좋은데.."

LCC 경쟁 과열 속 '관광융합·하이브리드' 표방

2021-07-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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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저가항공사(LCC) 생존 경쟁 과열 속 차별화 전략을 앞세운 신규 사업자들이 본격적인 취항 준비 및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합리적 가격에 독특한 콘셉트를 적용해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불안정한 재무 상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한 상태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과 에어프레미아는 각각 TCC, HSC라는 개념을 앞세워 과열된 국내 LCC 시장 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출범한 플라이강원은 창립 당시부터 관광융합항공사(TCC, Tourism Convergence Carrier)라는 점을 꾸준히 내세워 왔다. 30대 초반 여행업계에 뛰어들었던 주원석 대표의 경험을 살려 단순 항공운송업이 아닌 각국 여행사와 제휴를 통한 관광객 유치까지 일원화 된 서비스를 영위한다는 계획이다. 모기지가 위치한 강원 지역 밀착형 항공사로서 현지 인프라 구축은 물론, 외부 관광객 유입을 통해 상생가치까지 실현한다는 취지다. 
 
지난 4월 1호기 도입을 완료해 국토교통부 운항증명 수검 과정 중인 에어프레미아는 기존 LCC들이 운항하지 않는 중장거리 노선까지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항공사(HSC, Hybrid Service Carrier)를 표방한다. B787-9 단일 기종을 운영하되, 좌석을 두 가지 클래스(이코노미,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구성해 승객 선택지를 넓혔다. 이코노미의 경우 국적사 대비 80~90%,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140% 수준의 가격에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플라이강원과 에어프레미아는 각각 TCC, HSC라는 개념을 앞세워 과열된 국내 LCC 시장 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각 사
 
항공사는 일반적으로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등의 FSC(Full Service Carrier)와 LCC(Low Cost Carrier)로 분류된다. FSC가 다양한 좌석과 프리미엄 기내서비스에 방점을 뒀다면, LCC는 기내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항공기 기종을 통일함으로써 합리적인 가격을 지향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플라이강원과 에어프레미아의 이색 콘셉트는 포화된 LCC 시장 내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따라 붙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 각 사가 차별점으로 내세운 중장거리 노선과 관광객 유치라는 개념을 이행하기 어려운 상태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거리 노선의 경우 이미 다른 LCC들 역시 운항 노선을 확장하고 있어 노선 상의 차별점을 찾기 어려워 졌다. 
 
업황 악화도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 2018년 6개사였던 국내 LCC 항공사는 2019년 상반기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이 신규 진입하며 9개까지 늘었났다. 하지만 신규 사업자들이 첫 비행을 시작하기도 전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악화에 지난해 국제선 수요는 전년 대비 95% 이상 급감한 상태다. 한정된 국내선 수요를 두고 늘어난 사업자들이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지속된 업황 악화에 LCC 업계 기초체력은 바닥을 친 상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 업계 1위인 제주항공마저 자본잠식을 피하지 못해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무상감자 및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플라이강원과 에어프레미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플라이강원은 제한된 국제선 운항에 양양발 김포와 제주 노선을 운항 중이다. 다음달 2호기 도입과 함께 양양~대구 노선 재개에 나서지만 재무상태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다. 연초 결손금 보전과 운영자본 마련과 무상감자를 단행하고 경영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9년 3월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부여받은 에어프레미아는 당시 1년 내 항공운항증명을 신청하고 2년 이내 취항을 완료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었지만 지난 4월에야 1호기 도입이 완료된 상태다. 운항증명은 아직 국토교통부 수검 과정에 있다. 지난 3월 국내 사모펀트와 홍콩계 물류회사에 매각되면서 유치한 투자자금 650억원 중 370억원이 집행된 점 정도가 위안으로 꼽힌다. 비행이 불가능한 상황 속 지연된 도입을 오히려 비용절감 요소로 삼는 분위기지만, 거듭된 사업 지연에 우려의 시선은 적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당분간 국제선 취항이 쉽지 않은 만큼 국내선으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양사가 내세운 콘셉트는 국내선 운항에서 발휘될 여지가 적은 편"이라며 "향후 업황 회복 이후에도 재편될 LCC구도에 탄생할 2강(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제주항공)과의 경쟁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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