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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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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IT신화' 쓴 창업자들, 기부·투자 등 사회공헌 행보 눈길

김정주 넥슨 창업자, 16년만에 CEO 사임…"자유로운 위치서 사회 도움 모색"

2021-08-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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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자수성가로 굴지의 IT 기업을 일군 기업인들이 사업 일선에서 물러나 기부, 투자 등 사회 공헌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업 활동을 통해 쌓은 부를 다시 사회로 환원하거나 전도 유망한 새내기 창업자들을 지원함으로써 자신들의 성공에 보답하겠다는 취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지난달 29일 넥슨 지주회사 NXC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1994년 넥슨 창업 27년 만이자, 지주사 NXC 설립 16년만에 넥슨컴퍼니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놨다. 사내이사와 등기이사 직함은 유지하며 사업에 일부 관여는 하겠지만 앞으로 그가 전면에 드러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 사진/NXC
 
김 창업주는 "이제는 역량 있는 다음 주자에게 맡길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며 "저는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넥슨컴퍼니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겠다"고 퇴임 인사를 남겼다. 
 
향후 김 창업자는 신사업 개발, 글로벌 투자기회 발굴, 인재 영입 등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에서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분야에서 새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지난 2017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이후 유럽 거래소 비트스템프, 미국 암호화폐 브로커리지 업체 타고미 등에 지속 투자를 해 온 까닭이다. 지난 4월 넥슨 일본 본사가  1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을 때도 김 창업자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에서 김 창업자처럼 성공을 거둔 뒤 CEO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선정 세계 500대 부호에 이름을 올린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창업 5년만인 2011년 당시 이석우 대표에게 CEO 자리를 넘겼다. 이후 김 의장은 스타트업 양성에 주력했다. 2012년과 2015년에 각각 카카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설립, 역량있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더기빙플레지'의 220번째 기부자로도 이름을 올리며 재산의 절반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했다. 지난 6월 세워진 사회공헌 단체 브라이언임팩트는 향후 그의 기부 활동의 구심점이 될 전망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도 자신의 성공을 사회에 돌려주려는 실천을 꾸준히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4조원대에 매각하며 국내 스타트업 역사상 최대 잭팟을 터뜨린 그는 지난 2월 더기빙플레지 기부 서약을 했다. 서약서에서 그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후 김 의장은 "디지털 시대에 정보격차와 학습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지원하는 등의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기빙플레지 이행안을 공개했다. 이 일환으로 지난 4월 희망브리지와 노트북 1만대를 기증했다. 
 
네오위즈, 첫눈, 블루홀 등 창업하는 회사를 모두 성공으로 이끈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모교인 카이스트에 기부를 거듭하며 인재 양성에 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1월 장 의장이 100억원의 발전기금을 쾌척한 데 이어 지난 6월 장 의장을 비롯한 카이스트 출신 크래프톤 직원들이 주축이 돼 110억원의 미래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장 의장은 첫 기부 당시 "개인의 기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문들의 적극적인 기부 참여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고, 이는 곧 현실이 됐다. 
 
장 의장은 벤처캐피탈(VC)을 통해서도 후배 창업가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0년 설립한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를 통해 다수의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아 성장했는데, 이 중에는 우아한형제들도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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