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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영상)가계대출 조이자 기업대출 늘리는 은행

고객 접점 고도화·확대 시동…빅테크·인뱅 등과 경쟁 격화도 원인

2021-08-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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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문턱을 높인 대신 기업대출 확대를 위한 전략을 강화한다.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가계대출 규제 의지를 밝힌데다 기업대출 시장의 비대면화에 따라 네이버 등 빅테크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은행 입장에선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기업용 비대면 채널의 전면 개편을 위한 사업자 모집에 들어갔다. 기업고객 채널인 기업뱅킹, 인사이드뱅크, 쏠비즈앱이 대상으로 관련 예산에만 약 194억원을 투입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웹 CMS 신규 도입 및 기업비대면 채널 라인업 재정비 △비대면 업무 커버리지 확대 위한 신규 솔루션 도입 △기업고객 대상 차별화된 플랫폼 신규 컨텐츠 제공 등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년까지 기업 비대면 채널 개편을 완료할 예정으로, 종합 기업금융 플랫폼화 추진과 기업업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언택트 환경 구축 사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네이버와 손잡고 소상공인 대출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온라인 신용대출 상품 '우리은행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대출'을 출시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접한 개인사업자 46만명이 대상이다. 양사는 이달 온라인 시장 진출을 꿈꾸는 소상공인을 위해 맞춤형 교육 과정에 함께 나서는 등 협업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작년 11월 'KB스마트기업대출 플랫폼'을 출시해 비대면 채널을 강화했다.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비대면으로 기업여신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머신러닝 기능을 탑재한 여신평가시스템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전달 기업 외환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해 수출채권매입 신청 및 심사 전 과정을 비대면화 한 '하나 트레이드 이지'를 내놨다.
 
은행들이 기업대출 고객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시장 규제와 경쟁 확대 요인이 맞물린 영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가계대출 관리를 거듭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달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 3~4%로 낮추는 등 엄격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기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도 강한 가계대출 규제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지난달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유일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제시할 만큼 저금리로 인한 가계 부채 증가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과 제휴 중인 네이버파이낸셜과 같이 빅테크의 시장 진출 역시 은행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상품 라인업을 기존 은행과 견줄 수 있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이들을 통한 소상공인 관련 비대면 대출의 본격화도 예고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지난해 6월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3개 인터넷은행과 디지털·비대면 기반 스마트보증 협약을 맺으면서 이들이 상품을 적극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금융플랫폼 가치가 더 부각되는 상황"이라면서 "당장 소매금융에 치중돼 있지만, 입증된 파급력에 따라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문턱은 높인 대신 기업대출 문을 활짝 열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지난 겨울 국민은행 본점 여신(대출) 상담창구의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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