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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원자재 대란에…건설업계 원재료 매입비 ‘껑충’

상반기 철근 대란·레미콘 운송비 인상 여파

2021-08-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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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상반기 주요 건설사에서 원재료 매입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건설 현장에서 주요 재료로 쓰이는 철근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운반비 인상으로 레미콘 매입 비용도 늘었다.
 
철근과 레미콘은 원재료 매입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원재료에 비해 높다. 가격이 오르면 건설사가 체감하는 비용 부담이 더 무겁다. 업계에서는 건설 시장의 수요 증가로 하반기에도 철근과 레미콘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며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23일 각 건설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대형 건설사는 상반기 원재료 매입비 부담이 늘었다. 
 
삼성물산(028260)은 상반기 철근 매입 단가가 톤당 76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66만1500원에서 10만4500원 비싸졌다. 철근 총 매입비도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3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618억원을 기록했다. 철근 매입에 288억원이 더 들었다. 
 
레미콘 매입 단가도 올랐다. 상반기 ㎥당 매입단가는 6만7700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만6300원보다 1400원 상승했다. 이 기간 레미콘 총 매입액도 431억원에서 577억원으로 146억원 뛰었다.
 
다른 건설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GS건설(006360)의 경우 톤당 철근 매입단가는 지난해 상반기 66만3000원에서 올해 84만5000원으로 18만2000원 급등했다. 총 매입액은 763억원에서 1040억원으로 277억원 늘었다. 레미콘 단가도 ㎥당 6만6300원에서 6만7700원으로 1400원 인상됐고, 총 매입액은 1174억원에서 1182억원으로 8억원 증가했다. 
 
대우건설(047040)은 철근 매입 단가가 67만3000원에서 82만7000원으로 15만4000원 올랐다. 레미콘 단가도 6만6300원에서 6만7700원으로 1400원 인상됐다. 총 매입비용은 철근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577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016억원으로 439억원 올랐다. 레미콘도 814억원에서 1287억원으로 473억원 상승했다.
 
이외에 DL이앤씨(375500)도 철근 매입단가가 16만1000원 올랐고 레미콘도 1400원 인상됐다. 현대건설(000720) 역시 레미콘 단가가 1400원 올랐고, 철강 제품인 봉강류(철근) 매입단가는 톤당 10만4500원, 강판류(후판)는 톤당 23만8333원 상승했다. 
 
철근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급 균형이 나빠지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철근은 몇 년 동안 감산이 이어지던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세계적으로 경기 활성화 바람이 불면서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자 수요가 증가했다. 
 
레미콘은 운반비 인상이 매입 단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수도권 믹스트럭의 토요 전면휴무제 시행이 겹치면서 수급 불안 상황이 발생한 점도 단가 인상 압력으로 작용했다. 
 
철근과 레미콘은 건설현장의 주요 원재료다. 매입 비중도 다른 원재료보다 높은 편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상반기 원재료 총 매입액 1453억원 중 철근 비중이 42%, 레미콘이 39%다. 대우건설도 레미콘 52%, 철근 41%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철근과 레미콘 가격이 오를 경우 업계가 느끼는 원재료 매입 부담도 더 무거워진다. 
 
하반기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건설경기 회복으로 철강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크지는 않더라도 개별 회사의 실적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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