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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보호냐, 시대착오냐…'법률 플랫폼 전면전' 장기화

변협·서울회, 24일 공정위에 로톡 고발

2021-08-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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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률 플랫폼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를 고발하면서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변협은 '법률 플랫폼 대응' 공약으로 당선된 협회장이 이끌고 있어, 로앤컴퍼니와의 갈등은 장기간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 24일 로앤컴퍼니를 공정위에 고발했다. 로톡이 광고료를 받고 '프리미엄 로이어' 명칭을 붙이고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회원 수를 부풀려 기만했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광고 따라 차등 소개 vs 무료 회원도 상담 기능
 
로톡 웹사이트에서 '이혼' 등 주요 분야를 클릭하면 정액 광고료를 낸 변호사 목록이 위에 뜬다. 이 영역은 '프리미엄 로이어'로, 아래에는 광고료를 안 낸 변호사가 '로이어'로 나타난다. 변협은 '경제적 대가' 지급 유무로 상품성이 차등화됐고, 소비자는 이를 실력순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로앤컴퍼니는 프리미엄 로이어에 '분야별 프리미엄 변호사 광고가 보여지는 영역입니다' 표기를 하고 있고, 이는 네이버 파워링크와 같은 방식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로톡은 돈을 많이 내는 순으로 순서가 고정되지 않고, 50만원 정액을 낸 변호사들이 무작위로 상단에 노출되는 식이다. 이혼과 상속 등 인기 분야 7개 정액 광고료는 50만원이고, 나머지 분야 광고료는 25만원이다. 전화 상담 예약 등 기능도 유무료 회원 모두 선택할 수 있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화면 상단 노출 여부만 차이를 둘 뿐, 변호사 회원이 상담에 사용하는 기능은 유무료 회원 모두 같다"고 설명했다.
 
로앤컴퍼니도 그간 법적 대응을 이어왔다. 지난 5월 변협이 플랫폼 가입 금지 규정을 만들고 8월 징계 방침을 내자, 헌재에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 심판 청구, 공정위 신고를 이어왔다. 로앤 컴퍼니 측은 "아직 결정이 언제 난다는 이야기가 없다"며 "공정위 질의 등에 성실히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1월 서울회와 변협 회장 선거 때 예고됐다. 법률 플랫폼과의 전면전은 이종엽 변협 회장의 주요공약이었다. 이 회장은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 대한변협신문에서 "직역 수호를 위해 법률 플랫폼에 대해서는 현행법 위반 여부 확인 후 적극적 고발·신고 조치, 법률 플랫폼 대안 적극 모색 등 공세적 대응"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정욱 서울변회장 역시 후보 때 사설 플랫폼 엄정 대응을 핵심 공약으로 세웠다. 변협과 서울회 입장에서는 로톡과의 전면전이 유권자에 대한 '공약 실천'인 셈이다. 변협 관계자는 "(플랫폼 금지 규정은) 대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며 "반면 다른 안건은 한 표 차이로 통과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회에 따르면, 25일까지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익명 신고 규모는 약 500명이다. 익명신고센터 사무처장과 센터장 검토, 상임이사회를 거쳐 조사위의 조사, 이에 대한 상임의 의견이 변협에 송부된다. 변호사에 대한 징계 수위는 영구제명과 제명, 정직과 과태료, 견책 순으로 높다.
 
로톡 가입 변호사는 지난 3월 기준 3966명에서 8월 3일 현재 2855명으로 급감했다.
 
로앤컴퍼니는 가입 변호사가 징계 받을 경우 변협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을 지원할 방침이다.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지하철3호선 교대역에 법률플랫폼 로톡 광고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법무부 "리걸테크 안착"...변회 "로톡과 대화 이유 없어"
 
양측은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전제를 다르게 본다. 변협 등은 로톡이 법률시장을 장악해 광고료를 높일 경우 변호사들이 자본에 종속된다는 시각을 유지한다. 변협 관계자는 "로앤컴퍼니가 적자를 무엇으로 채우려고 하겠느냐"며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협회 차원에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로앤컴퍼니 측은 "사람들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 중 하나만 쓰지 않는다"며 "매년 수많은 변호사가 나오는데, 변호사가 알아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고 전반적인 질을 높일 생각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변협은 '변호사 공공정보 제공 시스템'을 만들어 변호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로톡이 제공하는 전화 상담과 채팅 서비스 도입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전제는 무료 서비스다. 이에 대해 로앤컴퍼니는 "환영한다"면서도 기존 회원을 탈퇴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로톡의 시장 안착 방침을 내놨다. 법무부는 24일 "국민을 위한 리걸테크 서비스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리걸테크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TF는 다음달쯤 법무부 내부에 만들어지고, 외부 자문팀에 이해 당사자인 변협과 로앤컴퍼니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이해 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 절차는 마련될 예정이다. 변협 규정상 네이버 엑스퍼트도 징계 대상이지만, 법무부는 엑스퍼트 역시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입장이다.
 
이미 양측이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상황이어서, 갈등 해소는 장기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로앤컴퍼니는 지난 23일 변협에 회의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협 관계자는 "(24일) 고발을 했는데 무슨 대화를 하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이어 "변호사가 아닌 주식회사가 수익을 내고 싶어하고, 저희는 변호사를 이용해 수익을 내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타협이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법무부 입장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통과된 규정"이라며 "법무부가 어떤 해석을 내리든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합법과 불법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은 변협 자체 규정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설명이다.
 
로앤컴퍼니 측은 "회원 탈퇴와 징계가 아닌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논의를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온라인 법률서비스 플랫폼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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