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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현대차, 2028년 모든 버스·트럭에 수소전지시스템 적용

"2040년, 수소에너지 대중화 원년" 선언

2021-09-0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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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2028년까지 버스, 트럭 등을 포함한 모든 상용차에 수소전지시스템을 적용한다. 또 가격을 절반으로 낮춘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도 개발한다. 이를 통해 2040년까지 수소에너지로 산업 및 사회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글로벌 온라인 행사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소비전 2040' 전략을 공개했다. 수소사업의 명확한 비전과 세계 최고 수준의 새로운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모빌리티의 실체를 대거 공개하며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7일 열린 '하이드로젠 웨이브'행사에서 수소 모빌리티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기조 발표자로 나서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Everyone, Everything, Everywhere)' 쓰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수소차를 비롯한 수소 사회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충전 인프라 부족, 비싼 가격 등이 꼽힌다. 수소차의 가장 큰 장점은 EV와 비교해 충전 시간이 짧다는 것과 일반 내연차와 비슷한 수준의 긴 주행거리다.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전방위적 수소 사회 구축은 전기차 대비 미미한 수준에 그쳤던 수소 인프라가 대폭 늘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도록 앞으로 내놓을 모든 상용 신모델은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로만 출시하고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가격과 부피는 낮추고 내구성과 출력을 크게 올린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상용차의 전면적 친환경 전환 계획 발표는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최초다.
 
하이드로젠 웨이브는 현대차그룹이 처음 선보이는 수소 관련 글로벌 행사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수소사회를 조기 실현할 수 있도록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등 친환경 시대를 앞장서서 준비해왔다. 그 결과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싼 FCEV를 선보였으며 2018년에는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다. 2020년 7월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한 바 있다.
 
또 현대차그룹은 2030년 전세계 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소형상용차 시장 공략하기 위해 전장 5~7m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PBV(목적기반 모빌리티)를 개발하고 향후 상용차 부문에 자율주행과 로보틱스까지 결합해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통상적으로 평균 운행거리와 운행시간이 훨씬 긴 만큼 차량당 배출하는 탄소량도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상용차에 연료전지를 선제적으로 탑재함으로써 배출가스를 대폭 줄이고 범지구적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트레일러 드론 등 e-Bogie 활용 모빌리티 사진/현대차그룹
 
이날 발표행사에서는 미래 장거리 물류를 위한 현대차그룹의 무인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인 '트레일러 드론'도 최초로 공개됐다. 트레일러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및 완전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2대의 'e-Bogie(이-보기)' 위에 트레일러가 얹혀져 있는 신개념 운송 모빌리티로 일반 트레일러보다 좁은 반경으로 회전할 수 있다. Bogie(보기)는 열차 하단의 바퀴가 달린 차대를 뜻한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2023년 내놓을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시제품인 100kW급과 200kW급 연료전지시스템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10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은은 넥쏘에 적용된 2세대 연료전지시스템에 비해 부피를 30% 줄였다. 상용차용으로 개발 중인 20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은 넥쏘의 시스템과 비교해 크기는 비슷하지만, 출력은 2배 정도 강화했다. 내구성 역시 2~3배 높인다. 향후 상용차용 고내구형 연료전지시스템은 50만km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개발 중인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의 가격을 지금보다 50% 이상 낮출 계획이다. 2030년경에는 가격을 더욱 낮춰 수소전기차가 일반 전기차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은 다양한 형태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파워 유닛 모듈'은 MW(메가와트)급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시스템이다. 10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을 여러 개 연결해 500kW, 1MW 등 다양한 출력을 제공할 수 있으며 전력 소모량이 큰 대형 선박, 기차, 건물 등에 공급된다.
 
현대차그룹은 기술적 혁신에 따른 수소혁명이 인류의 삶에 산업혁명, 디지털혁명에 버금가는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따라서 전세계가 수소사회 진입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주도적인 역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수소는 인류가 환경재앙을 극복하는 데 있어 강력한 솔루션 중 하나임이 확실하다"며 "하지만 일부 국가나 기업의 노력만으로 우리가 바라는 수소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차그룹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많은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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