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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 세계 최대 규모 ESS 배터리 과열로 '셧다운'(종합)

과열로 모듈 전선 녹고 랙 그을려…스프링클러 작동 화재 차단

2021-09-0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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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이 최근 공급 완료한 세계 최대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이 배터리 화재 우려로 전면 가동 중단(셧다운) 됐다.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완공된 지 3주도 안된 시설에서 과열 문제로 배터리 모듈과 랙이 손상된 것이다. 
 
8일 <뉴스토마토>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발전사 비스트라가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 카운티 북동부의 모스랜딩 지역에 가동 중인 ESS 시설이 화재 우려로 셧다운 됐다. 해당 사이트에는 LG엔솔 신형 ESS 배터리 제품이 공급됐다. 
 
미국의 발전사인 비스트라(Vistra)가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 카운티 모스랜딩(Moss Landing) 지역에 가동 중인 모스랜딩 발전소 전경. 비스트라는 단일 ESS 사이트 기준으로 세계 최대 전력망 ESS를 구축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소식통에 따르면 초기 대응이 빨라 큰 화재로 번지지 않았지만 배터리가 손상됐다. 현지 소방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8시경 출동했을 때 배터리 모듈은 녹고(melted) 배터리 랙이 불에 그을린(scorched) 상태였다. 배터리 랙은 일종의 선반으로, 배터리 모듈을 고정해 움직임이나 이탈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비스트라는 성명을 통해 과열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듈이 작동 표준보다 높은 온도에서 작동했지만 외부 도움 없이 모듈 표적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는 설명이다. 
 
비스트라 관계자는 "현재 전체 시설이 오프라인 상태로 과열의 원인을 찾기 위해 배터리 제조업체와 협력해 추가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엔솔 관계자는 "고객사와 과열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완공된 모스랜딩의 ESS는 가동한지 3주도 채 안 된 최신 시설이다. 규모는 1.2기가와트시(GWh)로, 단일 ESS 사이트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이는 캘리포니아주 전력 사용량이 높은 피크 시간대에 약 22만5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용량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대형 배터리 시스템 화재의 초동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예임과 동시에 냉각·소화의 중요성을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다"면서 "소화패치와 모듈 표적 스프링클러 중 후자가 ESS 화재 초동 대응에 효과적임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과열 원인에 대해 박 교수는 "보고서를 보면 과열에서 발화로 이어지기 전에 모듈 표적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발화를 막았다"면서 "원인이 신형 랙 설계 문제인지 배터리 초기 불량인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래야 진행성 불량인지 초기 불량인지 판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행성 불량은 제조 단계에선 존재하지 않았지만 ‘비정상’ 혹은 ‘가혹 사용 조건’에서 주로 유발되며 사용·충전 조건에 따라 서서히 발현되는 것으로 박 교수가 제시한 이론이다. 진행성 불량은 충분한 안전마진으로 발현을 방지할 수도 있다.
 
다만 비스트라 대변인은 배터리가 사건의 원인이라는 암시를 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초기 단계로 아직 근본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비스트라에 공급한 ESS 배터리 신제품 'TR 1300' 랙. 사진/LG에너지솔루션
 
앞서 LG엔솔은 지난 6월 17일 모스랜딩 ESS에 신제품 'TR1300' 랙을 공급했다. LG엔솔은 "기존에는 배터리 팩과 랙을 ESS 사이트에 별도로 출하해 현장 조립했지만 이번에는 배터리 제조 공장에서 배터리 팩을 배터리 랙에 설치·조립한 후 ESS 사이트로 출하해 설치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고성능 배터리 셀이 적용된 'TR1300'은 배터리 랙의 2단 적재가 가능해 공간 효율성은 높이고,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를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신제품은 글로벌 안전 인증 회사인 UL의 ESS 열폭주 화재 전이에 대한 안전성 시험 방법 표준 UL9540A 테스트도 통과했다. 
 
LG엔솔은 ESS 관련 해외 수주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LG엔솔은 독일 에너지 기업 RWE가 미국에서 추진하는 ESS 프로젝트 2곳에 총 800메가와트시(MWh) 규모 공급 계약을 맺었다. LG엔솔은 내년 하반기까지 공급을 마칠 예정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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