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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지역민과 상생 한다더니…예금금리 인상 인색한 지방은행

대구·경남 제외 금리조정 미실시…실적 증가에도 지역민 상생 '차일피일'

2021-09-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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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요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일제히 높힌 가운데, 지방은행들은 여전히 인상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지역에만 국한된 영업에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보호책 마련을 계속 요구를 하면서도 정작 지역민과의 상생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경남은행은 8일부터 거치식 예금 금리를 0.25%p 인상한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기존 0.40%에서 0.60%로 조정하며, 같은 조건의 BNK주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는 기존 1.00%에서 1.20%로 올린다. 적립식 예금(적금) 금리와 단기수신상품 금리도 0.10~0.25%p 인상한다. 
 
다만 금리 인상 시점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늦게 금리 인상을 실시한 국민·하나은행 대비 3영업일가량 늦다. 더군다나 부산·광주·전남·제주 등 4개 지방은행은 여전히 인상 시점을 살피고 있다. 대구은행만이 지난 2일 거치식·적립식 예금금리를 0.05~0.15%p 인상하면서 시중은행과 보조를 맞췄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한 은행이 수신금리를 조정하면 예금 이탈 발생을 막기 위해 다른 시중은행들도 연쇄 조정에 들어간다"면서도 "지방은행은 지역민 중심의 영업으로 예금 이동이 상대적으로 덜하기에 조정 시점이 늦은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금금리 조정 때에는 지방은행들도 시중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인하를 단행했다. 당시 주요 은행들은 6월 중순쯤 일제히 금리 인하를 실시했는데, 부산은행이 6월8일, 전북은행 6월10일, 광주은행 6월16일로 조정 시기를 맞췄다.
 
그간 지방은행들은 지방중심 영업환경에 따른 경쟁력 악화를 토로해왔다. 시중은행들이 2019년부터 시금고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금융당국에 조정을 요청했고, 최근 비대면 금융시장 확대로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등의 성장이 매섭자 제도적 인센티브 마련도 요구하는 상황이다. 반면, 예금금리 인상을 통해 바뀐 돈의 가치를 지역민에게 반영하는 것에는 차일피일 미루는 양상이다.
 
올 들어 지역 부동산 시장 활황으로 지방은행의 실적도 크게 증가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이상 증가했으며, 대구·광주·전북은행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제외하고는 높은 가계대출 성장률도 기록해 경남은행 11.8%, 부산은행 9.9%, 대구은행 6.6%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제시한 연 6%를 웃돈다.
 
지방은행들은 최근 대출 금리 증가폭도 낮춰가며 적극적인 대출 유입을 이끌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부산·경남·대구·광주·전남·제주 등 6개 지방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월 4.77%에서 7월말 4.85%로 0.08%p 올랐다. 같은 기간 주요 은행들은 신용대출 금리를 평균 0.31%p 금리를 올려 지방은행과 시중은행 간 금리 차이도 직전 1.72%p에서 1.50%p로 줄었다. 이미 일부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비슷한 금리를 취급 중이다. 
 
주요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일제히 높인 가운데, 지방은행들은 여전히 인상 시점을 고민하면서 지역민과의 상생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 붙은 대출 안내문.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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