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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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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래시' 직격탄 맞은 빅테크…네이버는 규제 청정 구역?

카카오 4%대 급락에도 네이버 약보합세 그쳐

2021-09-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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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테크래시(Techlash)가 국내 플랫폼 공룡을 덮쳤다. 테크래시는 '기술'(Technology)과 '역풍'(Backlash)의 합성어로 구글,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독점적인 지위로 인해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정부, 정치권, 대중 등의 반발 작용이 생기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미국 유럽 등의 빅테크 규제가 국내에서도 확산될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발목을 잡혔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며 네이버에 대해서는 주가 하락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 4%대 급락에도 네이버 약보합세 그쳐…정부·여당·공정위, 전방위적 압박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네이버(NAVER(035420) 주가는 전날 대비 2000원(0.49%) 내린 40만8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카카오(035720)는 장중 6% 가까이 밀리다가 종가는 5500원(4.23%) 내린 12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두 회사의 약세 배경은 여당발 빅테크 규제 관련 법안 발의 소식이 꼽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규제 우려에 카카오의 금융계열사인 카카오뱅크도 이날 6%대 하락했다.
 
규제 관련 이슈에 대해 정치권도 가세하고 있다. 여당은 10월 국정감사의 핵심 안건으로 플랫폼 경제를 선정했고,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국회의원 10명은 네이버·카카오의 데이터 독점을 막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데이터 독점에 따른 소위 말하는 플랫폼 상에서 존재하는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것을 차단하기 위안 법안 개정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도 도마에 올랐다. 공정위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공시 대상 기업집단’ 카카오의 동일인(총수)인 김 의장이 ‘지정자료’를 누락하거나 허위로 제출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플랫폼 기업 압박 기조에는 국민 여론이 나쁘지 않다는 인식도 깔려 있어 향후 규제와 관련해 두 기업의 주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국민의 51%가 정부의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 규제에 찬성한다고 발표했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는 국민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전방위적 압박 상황에서 카카오는 상생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날 최근 규제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혁신과 사업 확장에 집중했던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등 여러 논란과 비판에 대해 수용하고 상생을 위한 방안을 직접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국정감사 플랫폼 규제 관련 네이버는 제외될 듯"…네이버 저가매수 유효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두 회사가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에 대해서는 규제 관련 이슈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위에서 핀테크 플랫폼 대상 규제 강화를 시사한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면서도 "규제 우려에서 네이버의 경우 상대적으로 편안하다"고 진단했다.
 
과거부터 1위 포털사업자로서 지배적인 위치에서 다양한 독과점 우려에 시달렸던 네이버가 여지껏 사업 확장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으며 중소상공인, 기존 이익집단의 반발에 기민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지난 7~10일 실시한 플랫폼 관련 국정감사 대비 관련 단체 의견 청취 설명회에서도 네이버는 제외됐다.
 
이 연구원은 "물류·유통, 숙박, 교통, 전문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을(乙)의 입장을 청취했으나 네이버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이는 스마트스토어 수수료 제로, 빠른 정산 등 사업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상생의 관점에서 플랫폼을 키워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10월 국정감사까지 플랫폼 전반에 관련된 노이즈가 지속될 수 있지만 해당 이슈에 따른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와 달리 최근 카카오의 하락 배경은 고밸류에이션 상태에서 규제에 따른 기업 가치 성장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의 외형이 네이버에 뒤지는 카카오가 시총 규모에서는 유사하게 형성되며 주가 고공행진을 펼친 만큼 현재 규제 관련 이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리하게 '테크래시"가 이슈인 상황에서 카카오의 신규사업이 제한될 것이란 우려에 더해 '상생안'이라고 불리는 비용 발생의 변수가 생길 것이란 불안감이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표시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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