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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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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극딜' 박힌 웹젠, 자사주 취득 카드…효과는 '글쎄'

102억 자사주 매입 결정…"소각 계획은 현재 없어"

2021-09-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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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공매도에 대항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웹젠(069080)이 소폭 상승에 그치자 자사주 취득에 이어 소각 결정도 발표하라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상장 이후 이미 네차례에 걸친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방어의 효과가 없었던 점을 거론하며 무의미한 자사주 취득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회사 측은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웹젠 1년래 주가 흐름/한국거래소 캡처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웹젠은 전날 대비 50원(0.18%) 오른 2만8050원에 마감했다. 웹젠은 전날 장 마감 후 자사주 35만5000주, 102억9500만원 어치를 이날부터 오는 12월15일까지 장내에서 직접 취득한다고 밝혔다. 현재 웹젠은 자사주 500만9069주(전체주식 대비 14%)를 기보유 중이다. 
 
웹젠의 자사주 취득 결정 배경엔 공매도 과열에 따른 주가 방어적 성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거래소는 지난 14일을 포함해 최근 1년래 웹젠에 대해 총 5건의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발표를 했다.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면 지정일 하루동안 공매도 거래가 금지된다. 공매도 과열로 인해 웹젠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시점과 비교하면 웹젠 주가는 20% 가까이 밀린 상황이고, 연중 최고가 대비로는 40% 넘게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자사주 취득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웹젠은 이번 자사주 매입 발표를 제외하고 2003년5월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지금까지 총 네차례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바 있다. 총 취득금액은 278억9500만원 가량으로 137만4760주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자사주 취득으로 주가 방어에 성공했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사실상 단 한번도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2016년 8~9월, 2018년9월, 2021년5~6월 기간 동안 세차례의 자사주 취득 기간 동안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자사주 매입에 성공한 시기는 지난해 3~4월인데, 당시 코로나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한 때라 빠르게 V자 반등이 나온 것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방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60만원선이 무너진 엔씨소프트(036570)의 자사주 취득 실패 사례도 거론된다. 엔씨소프트는 신작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2'에 대한 실망감에 더해 공매도도 급증하면서 주가 폭락이 이어지자 주가 방어 차원에서 19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7일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사상 최고치(104만8000원)이자 연중최고치와 비교하면 44% 가량 밀린 상태다. 이날도 약세 마감했다. 엔씨소프트도 자사주 소각 계획에 대해서는 유보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취득만으로 주가 방어에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자사주 취득을 넘어 소각에 대한 발표가 이어져야만 좀더 확실한 주가 방어적 성격을 갖추게 된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까지 해야 유통 주식 수를 확실히 줄이면서 주주 가치 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소각이 없다면) 이후 다시 되팔(처분) 경우 매물 출회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취득과 소각 결정을 통해 주가 반등에 성공한 사례는 지난 5월 배당축소 우려에 주가가 급락했던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 증권과 메리츠화재의 경우를 꼽을 수 있다. 지난 5월17일 메리츠 3사는 새로운 배당정책을 발표한 이후 시장에서 배당축소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며 주가가 하루 만에 13~16%대 급락한 바 있다. 이후 메리츠 3사는 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동시에 발표하며 주가 급반등에 성공했다. 
 
한편 웹젠은 최근 신작 게임 ‘뮤 아크엔젤2’의 흥행 소식에 투자자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뮤 아크엔젤 2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의 앱마켓에서 인기순위, 매출순위 모두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웹젠은 지난 2분기 실적도 전분기 대비로는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전년동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716억1000만원으로 1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1억6000만원으로 41.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뮤 다크엔젤2 게임 포스터.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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