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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굴뚝산업의 대변신)③ "굿바이 CO2"…제철소서 용광로가 사라진다

포스코, 석탄 대신 수소…친환경 공법 '수소환원제철' 개발 박차

2021-09-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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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포스코(005490)가 제철소의 상징인 고로(용광로)를 없애고 '수소환원제철'로 빈자리를 메꾼다. 수소환원제철은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로, 석탄을 사용하지 않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다만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하기 위해 대량의 수소가 필요하다는 점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국내 최대 수소 공급처로 도약해 다가올 수소 경제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지속해서 연구해 205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쇳물을 만들기 위한 기본 재료인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공법이다. 제철소에서 쇳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에 넣고 녹여야 한다. 석탄은 이때 철광석(Fe2O3)에서 산소(O2)를 분리하는 '환원제' 역할을 한다. 수소환원제철의 경우 수소가 이 환원제 역할을 대신하는 것. 화석연료인 석탄을 사용하지 않기에 이산화탄소는 발생하지 않는다.
 
수소·일산화탄소 환원반응 비교. 자료/포스코
 
이론은 간단하지만 수소환원제철은 제철소 공정의 큰 변화를 부른다. 우선 고로가 필요 없다. 이에 따라 석탄을 고로에 넣기 적절한 형태로 가공하는 소결공장과 코크스공장도 사라진다. 쇳물에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전로도 필요 없다.
 
사라진 설비들의 자리는 유동환원로와 전기로가 채운다. 유동환원로에 철광석과 수소를 넣으면 수소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해 순수한 철인 '직접환원철(Direct Reduced Iron)'을 뽑아낸다. 직접환원철은 고로에서 나오는 쇳물과 달리 고체 상태다.
 
직접환원철은 수분과 만나면 산화하기 쉽기 때문에 전기로에 넣어 한번 더 가공한다. 수소환원제철 공법 도입 시 유동환원로와 전기로 가동은 모두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에 전 공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고로·파이넥스·수소환원제철 공법 비교. 자료/포스코
 
문제는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공법을 완전히 뒤바꾸기 때문에 개발과 완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관련 연구를 하는 일본과 독일과 같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수소환원제철과 근접한 자체 기술인 파이넥스(FINEX)를 이미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넥스는 포스코가 2007년 상용화한 기술로 수소환원제철처럼 고로 대신 유동환원로를 통해 쇳물을 생산한다. 환원제로는 석탄 75%, 수소 25%를 사용한다.
 
포스코는 포항에서 가동 중인 유동환원로 2기의 수소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 공법을 기반으로 수소환원제철 개발도 지속한다.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 포스코 부스에 전시된 수소환원제철 모형. 사진/포스코
 
파이넥스 공법을 기반으로 개발한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은 하이렉스(HyREX)라고 이름을 붙일 계획이다. 포스코는 향후 10~20년 내에 하이렉스 시험 플랜트 설치와 테스트를 완료하고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전환해 2050년까지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하이렉스에 공급할 충분한 양의 수소를 확보하기 위해 수소 생산부터 운송-저장-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호주 원료공급사 FMG, 전력·가스기업 오리진과 손잡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을 협력하기로 했다. 덴마크 해상풍력 업체 오스테드와도 힘을 모은다.
 
국내 연구원인 한국과학기술원(KIST),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롯데정밀화학, 현대차 등과도 손잡고 수소 생산과 운송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미래 청정에너지의 핵심인 수소를 주도적으로 생산,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탄소 중립 사회를 위한 국가 수소생태계 완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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