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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요동치는 뱃삯)②원자잿값 상승에…벌크선 운임도 급등세

석탄·시멘트 싣는 벌크선 운임, 13년 만에 최고

2021-10-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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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석탄과 시멘트 등 주요 원자잿값이 치솟으면서 컨테이너선에 이어 벌크선(건화물선) 최근 운임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원자잿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성수기인 4분기에도 접어들면서 벌크선 운임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지수는 5267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시기 지수인 2097과 비교하면 약 2.5배 높은 수준이다. BDI가 5000을 넘긴 건 2008년 9월 이후 13년 만이다.
 
벌크선은 석탄, 철광석, 시멘트, 곡물 같은 건화물을 싣는 선박이다. BDI는 벌크선의 주요 26개 항로 운임과 용선료 등을 종합한 지수로, 런던 발틱해운거래소에서 발표한다.
 
BDI 또한 항만 적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렸지만 컨테이너선 운임 급등세와 비교하면 완만한 편이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컨테이너선보다 더욱 가파르게 운임이 뛰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중국 석탄 공급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BDI가 치솟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가격의 기준이 되는 호주 뉴캐슬 발전용 석탄 가격은 연초 대비 140% 이상 급등해 현재 톤(t)당 2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석탄 등 원자잿값이 치솟으면서 최근 들어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치솟고 있다. 사진은 팬오션 벌크선. 사진/팬오션
 
석탄값이 급등하는 건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자 투기 세력도 늘면서 석탄을 비롯한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원자재 공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세계 주요국들이 친환경 전환을 위해 화석 연료 개발을 줄이면서 원자잿값은 더욱 치솟는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면 콩과 옥수수 같은 곡물 가격까지 오를 가능성이 커 벌크선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벌크선 수요가 늘면서 국내 선사들의 주가도 뛰고 있다. 증권사들은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028670)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한 증권사는 팬오션을 운송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하기도 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에너지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철강 감산이 확대되고 있지만, 정부의 '무관용 방역 정책' 고수와 석탄 수입 수요 확대 전망을 고려하면 한동안 급격한 운임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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