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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쌍용차 인수 과정에 쏠리는 눈

2021-10-14 16:35

조회수 : 4,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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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가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당초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SM그룹이 본입찰에 불참하며 쌍용차 인수전은 전기차업체 이엘비앤티(EL B&T)와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입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달 쌍용차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져야 했으나 이들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문을 가진 서울회생법원이 입찰 서류를 보완, 재제출할 것을 요구해 이달 중순 이후 쌍용차 '새주인'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입니다.
 
인수 금액만 보면 5000억원대 초반을 써낸 이엘비앤티가 2000억원대 후반을 제시한 에디슨모터스보다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문제는 이들의 자금 상황입니다. 이엘비앤티는 지난해 기준 자본금 30억원, 매출액 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89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거뒀습니다.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사진/쌍용차
 
반면 이들이 인수하려는 쌍용차는 매출액만 약 3조원에 달합니다. 갚아야하는 돈도 있습니다. 쌍용차의 공익채권은 약 3900억원 규모입니다. 공익채권을 비롯해 부채 상환 등 인수 초기에만 최소 1조원이 넘는 금액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추후 경영 정상화까지 고려하면 쌍용차 경영 정상화에는 향후 5년간 3~4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들 양사의 드러난 자금력으로는 쌍용차 정상화가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입니다.
 
이엘비앤티는 파빌리온 프라이빗에쿼티(PE)를 비롯해 기존 쌍용차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AAH의 후신인 '카디널 원 모터스'와 컨소시엄을 꾸렸습니다. 추후 카디널 원 모터스의 135개 판매 채널을 통한 북미 수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내년 사우디국영기업 SIIVC(사우디 국제산업단지회사)로부터 3억5000만달러의 투자금을 받아 전기차 생산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에디슨모터스는 쎄미시스코·TG투자, KCGI(강성부펀드), 키스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에디슨모터스·쎄미시스코·TG투자가 쌍용차 인수와 운영을 맡고 키스톤PE와 KCGI는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에디슨모터스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 쌍용차의 회생을 진심으로 바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쌍용차의 회생 여부는 약 17만명의 일자리를 좌우합니다. 쌍용차의 미래만을 생각하고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는 '새주인'이 나타나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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