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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배터리 3사 모두 미국 진출 완료…완성차와 합작 가속

LG엔솔, GM이어 스텔란티스와 맞손…SK는 포드와 협력

2021-10-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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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삼성SDI(006400)가 스텔란티스와 손 잡으면서 국내 배터리 3사와 미국 완성차 3사간 동맹이 완성됐다. K-배터리의 북미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중장기적 입지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세계 4위·미국 3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삼성SDI는 미국 본토에 처음으로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공격적인 수주전략을 펼친 경쟁사들과 달리 보수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회사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제시돼왔지만 구체화된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가석방 결정 이후 미국 공장 투자도 힘을 받게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과거 스텔란티스 대주주인 엑소르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합작 파트너로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리비안 등도 거론됐지만 삼성의 선택은 스텔란티스였다. 
 
삼성SDI의 과단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 발효로 배터리 제조사의 부품 현지생산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손미카엘 삼성SDI 전무도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미국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익성 위주 전략을 펼치던 삼성SDI가 이번에 미국 투자 결정과 함께 스텔란테스와의 계약 체결도 임박했다는 점은 미국 내 시장 지배력 상승과 수익성 개선이 모두 가능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 솔루션과 제너털모터스(GM) 합작사 '얼티엄 셀즈'의 골조 공사 현장. 사진/GM
 
삼성SDI의 미국 진출로 국내 3사는 모두 미국 현지 공장을 보유하게 됐다. 국내 1위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은 선도업체답게 지난 2012년부터 일찌감치 미시간주에서 배터리를 생산했다. LG엔솔은 전날 스텔란티스와 4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셀 공장을 짓기로 했다. 
 
LG엔솔은 현재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미국 1위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다. 또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만 독자적으로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온(분사 전 SK이노베이션(096770))은 미국 2위 포드와 '블루오벌에스케이'를 설립, 약 13조5000억원을 투입해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이루어진 배터리 투자 건 중 최대 규모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1·2공장의 생산능력은 각각 43GWh로, 조지아주 1·2공장까지 포함하면 오는 2025년 150GWh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하게 된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배터리사와 완성차 업체와의 합종 연횡 경향이 가속화하고 있다. 배터리 기업이 현지화에 초점을 두는 것은 적기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함이다. 배터리 생산에서 완성차 제조에 이르는 전 과정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합작사를 설립해 배터리를 생산하면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내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애쓰는 만큼 국내 3사와 미국 완성차 업체간의 협력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따라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오는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도 미국 진출을 선언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전기차와 생산 배터리에 한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현지 자동차사와 배터리사간의 합작사 설립 경향은 당분간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면서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란 사실상 불가능하고 전지업체와의 협업을 통해서 배터리 수급 안정화를 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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