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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영상)"스마일게이트 갑질 피해 또 반복"…IT공대위,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촉구

스마일게이트·웹젠·네이버 해피빈 등서 '제2 네이버 사태' 또 발생

2021-10-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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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IT업계를 중심으로 직장내 괴롭힘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지만 정작 정부는 적극적인 조사와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엔 네이버 해피빈과 스마일게이트, 웹젠 등에서 직장내 괴롭힘 사례가 발생했지만 일시적인 조사를 하는 데 그쳐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판교 IT사업장의 직장내 괴롭힘방지를 위해 설립된 공동대책위원회(IT공대위)는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이 시스템 부재에서 비롯됐다며 고용노동부의 추가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지회장이 21일 오전 국회서 열린 IT기업 직장 내 괴롭힘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스마일게이트 내 괴롭힘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사진/이선율 기자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네이버 직원 사망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사후조치에 나섰지만 IT업계에서는 비슷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주 52시간 초과근무를 비롯해 불법도급, 권고사직을 통한 괴롭힘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으며 올해에도 국정감사를 통해 피해자들의 비슷한 제보가 이어졌다. 지난 6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온 피해자는 IT·게임업계에 만연한 주관적 평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괴롭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하소연했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지회장은 "IT·게임 업계는 이런 무소불위 권력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없다면 제2, 제3의 네이버 사태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참고인 이외에 다른 피해자분은 7월 한 매체에서 같은 사안으로 방송됐으며, 9월에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해당 피해를 알리는 메일을 보냈지만, 현재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서 열린 IT기업 직장 내 괴롭힘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직장내 괴롭힘 문제는 네이버뿐 아니라 IT업계에 만연한 문제로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이선율 기자
 
차 지회장은 "지난해 정의당 강은미 의원을 통해 괴롭힘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고용부 수시근로감독에서는 주 52시간 초과를 제외한 불법도급이나 괴롭힘에 관련된 문제는 조사되지 않았다"면서 "고용노동부의 후속대응이 미흡했기에 괴롭힘에 관련된 문제가 또다시 불거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차 지회장은 '스마일게이트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며 동종·유사업종에 안타까운 상황이 더 발생하기 전에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선제 조치해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5월 출범한 IT공대위를 통해 최근 한달간 접수된 괴롭힘 관련 피해 제보는 총 21건이다. 이중 폭언, 모욕이 9건으로 가장 많았고, 실적압박 7건, 업무배제 등 기타 5건이다.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IT공대위 화섬IT위원회 대표)는 "IT기업은 실적압박, 성과강요를 통한 괴롭힘이 다른 업종에 비해 많았다"면서 "기업 특성상 일정한 기간 안에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갈구고, 모욕 주고, 실적압박을 통해 목표를 이루라는 문화가 만연하다. 이 같은 실적 압박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IT공대위는 노동부가 네이버 사태 이후 문제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수시근로감독만을 진행하는 행위 자체가 실효성 없는 소극적 조치라며, 스마일게이트 사태에 대해서도 특별근로감독을 이행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최근 노동부가 준비중인 직장내 괴롭힘 대응 가이드라인에 IT업계에 맞는 세부적 유형을 추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9가지로 유형이 안내돼있는데 IT공대위는 3가지를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부 유형은 △합리적 이유없이 고도한 실적을 요구하며 업무를 압박하는 행위 △객관적 평가 기준 없이 평가, 인센티브, 스톡옵션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 △합리적 기준없이 정규직화를 조건으로 경쟁을 종용하는 행위 총 3가지다.
 
한편 IT공대위는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소속 7개 지회를 중심으로 해당 내용 추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직장내 괴롭힘 문제를 이대로 놔둬서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며 "IT업계에 만연한 괴롭힘과 불법 행위를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면밀히 살펴보고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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